북구 신화를 바탕으로 한 토르는 여느 슈퍼히어로물과 달리 신이 주인공이다.
그만큼 상대 또한 강력하다.
단순히 돈에 눈이 먼 악당이 아니라 행성을 통채로 파괴하고 우주를 뒤집어 엎으려는 야욕을 지닌 신에 가까운 괴물이다.
이 둘이 만나 대결을 벌이는 만큼 엄청난 파괴력이 불을 뿜는다.
이것이 전편에 이어 후편을 관통하는 토르의 기본적인 설정이다.
하지만 앨런 테일러 감독의 '토르: 다크월드'(Thor: The Dark World, 2013년)는 전편 만큼 인물의 결이 섬세하게 묘사되지 못했다.
전편이 세익스피어 전문배우인 케네스 브레너가 감독을 맡아 등장인물들 간에 관계가 빚어내는 갈등과 캐릭터의 성격을 요란한 액션 속에 잘 표현했다면, 이번 작품은 늘어지는 이야기 속에 캐릭터들이 우왕좌왕하는 분위기다.
아무래도 제작사의 입김이 앨런 테일러 감독의 연출에 지나친 영향을 미친 탓이 아닐까 싶다.
이번 작품의 기본적인 출발점은 신들의 복수다.
터전을 잃은 어둠의 존재인 다크엘프들의 복수와 가족을 잃은 아스가르드 왕국의 신들의 분노가 불꽃을 튀기며 이야기를 끌어간다.
전편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권력욕에 사로잡힌 토르의 동생인 로키의 변신이다.
'어벤저스'에서 사로잡힌 로키가 어떻게 됐는 지 그 이후의 행적이 나온다.
토르의 매력이라면 그리스 신들처럼 사랑하고 분노하고 욕심을 부리며 슬퍼하는 인간의 감정을 지녔다는 점이다.
당연히 인간처럼 죽고 다치고 고통스러워 한다.
이번 작품에서도 변함없이 토르는 사랑에 힘들어하고 가족 때문에 괴로워한다.
정작 토르의 발목을 잡는 것이 바로 등가관계인 인간의 감정인데, 이를 전편처럼 액션 속에 잘 버무려 표현하려니 쉽지 않은 작업이 됐다.
액션도 다크 엘프들이 아스가르드를 침공하는 장면 등을 보면 '스타워즈'나 '반지의 제왕'을 연상케 한다.
성경 구절에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지만, 전편처럼 토르만의 매력을 기대한 사람들에게는 아쉬운 대목이다.
1080p 풀HD의 2.35 대 1 와이드스크린을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화질이 최신작답게 괜찮다.
어둠의 종족들의 땅에서 벌이는 장면은 화면 자체가 어두워 디테일이 제대로 살아나지 않지만 기본적인 영화의 분위기를 잘 살린 화질이다.
DTS-HD 7.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서라운드 사운드가 요란하다.
우선 저음이 묵직하고 박력있으며 채널 분리도가 좋다.
부록으로 감독의 음성해설, 단편 영상, 제작과정, 삭제 및 추가장면, NG장면 등이 HD 영상으로 수록됐는데, 음성해설을 제외하고 한글 자막을 지원한다.
제작사에서 음성해설에도 한글 자막을 넣었으면 좋았을텐데, 그렇지 않아 안타깝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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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들의 왕국인 아스가르드는 인공조명과 자연조명을 함께 살릴 수 있도록 야외세트장도 만들어 촬영했다. 토르 1,2편과 어벤저스는 어찌보면 로키가 변하는 과정을 다룬 로키 3부작 같은 영화다. 제작진은 토르와 로키가 배트맨과 조커같은 관계라고 설명했다.
토르는 엄청난 파괴력을 지닌 망치 묠니르를 휘두른다.
초반 나오는 전투 장면은 인간과 괴물의 싸움을 그린 '반지의 제왕'을 닮았다.
토르는 1962년 '더 마이티 토르'라는 작품을 통해 처음 등장했다. 마블코믹스가 창조한 슈퍼 히어로 가운데 유일하게 인간이 아닌 신이다.
앨렌 테일러 감독은 '섹스 앤 더 시티' '롬' '소프라노스' '웨스트 윙''왕좌의 게임' 등 주로 TV 시리즈물을 연출했다.
다크엘프들의 비행선이 아스가르드를 침공하는 장면은 스타워즈를 연상케 한다.
아스가르드의 폭포는 아이슬랜드의 유명한 데티포스 폭포를 토대로 만들었다. 카메라맨이 폭포 위를 비행하며 촬영한 영상을 토대로 컴퓨터그래픽을 이용해 작업했다.
마블코믹스의 스탠 리가 병원에 입원한 노인 중 한 명으로 깜짝 출연했다. 안경쓰고 돌아보며 대사를 하는 노인이 스탠 리다.
어벤저스의 동지 캡틴 아메리카를 연기한 크리스 에반스의 모습도 잠깐 보인다.
촬영은 크레이머 모겐타우가 담당. 그는 앨런 테일러 감독의 전작인 '더 플레이보이 클럽'도 촬영했다.
전편에 이어 나탈리 포트만이 토르의 연인으로 등장. 다크 월드는 아이슬랜드의 검은 화산모래가 깔린 화산지대에서 촬영. 아이슬랜드에서는 이 곳을 검은 요정들의 땅이란 뜻의 스바르탈페임이라고 부른다.
토르의 망치는 무게가 다르게 30개를 만들어 사용. 그 중 메인은 알루미늄으로 만들었다.
토르를 연기한 191cm의 장신 크리스 헴스워스는 1983년 호주 멜버른에서 태어났다. 3형제가 모두 배우다. '신들의 전쟁'에서 아테나를 연기한 이사벨 루카스와 연인이었고, '분노의 질주 언리미티드'에서 경찰로 나온 7세 연상의 엘사 파타키와 2010년 결혼했다.
전편에 이어 이번 작품의 대본을 쓴 돈 페인은 개봉 전에 골수암으로 사망했다.
엔딩 크레딧이 모두 올라가고 나오는 토르가 연인과 키스하는 장면은 나탈리 포트만이 아닌 크리스 헴스워스의 실제 부인 엘사 파타키가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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