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키 타카히로 감독의 '소라닌'(ソラニン, 2010년)은 크게 기대할 것 없는 진부한 청춘 멜로물이다.
아사노 이니오가 일본 만화잡지에 연재한 만화를 토대로 만든 이 작품은 밴드를 하는 20대 남녀가 겪게 되는 이야기를 다뤘다.
대학 동아리에서 만나 동거하며 6년째 열애 중인 메이코(미야자키 아오이)와 타네다(코라 켄고)는 마음에 들지 않는 직장에 다니고 아르바이트를 하며 살아간다.
메이코는 더 이상 원치 않은 직장에 다니는 일이 의미 없다고 생각해 그만두고 타네다도 작곡에 몰두한다.
하지만 뜨거운 열정에 비해 현실은 냉혹하다.
타네다는 아무리 노력해도 성공을 기약할 수 없는 일상에 지쳐 음악을 그만두기로 한다.
그렇게 꿈을 접는 타네다는 오토바이를 타고 나갔다가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다.
연인의 죽음으로 실의에 빠졌던 메이코는 타네다가 남긴 노래 '소라닌'을 대신 부르기로 결심한다.
두 사람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이야기는 일본 청년들이 안고 있는 막막한 현실과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담고 있다.
당장 호구지책으로 취직을 하는 것보다 자신들이 원하는 일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 꿈을 좇지만 생각만큼 제대로 되지 않는 현실에 좌절한다.
그럼에도 연인 대신 기타를 잡고 노래를 부르는 메이코의 모습은 꿈을 포기하지 말라는 청춘들을 향한 격려다.
문제는 이를 풀어내는 과정이 참으로 진부하고 상투적이라는 점이다.
뜻은 좋지만 숱한 작품에서 되풀이한 뻔한 얘기를 잔소리처럼 늘어놓다 보니 신선도와 흥미가 떨어진다.
그렇다고 드라마틱한 사건의 전개나 아기자기한 에피소드가 있는 것도 아니다.
예상치를 조금도 벗어나지 못하는 이야기의 전개와 평범한 연출은 원작자와 감독의 문제로 볼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니 2시간이라는 상영시간이 길게 느껴진다.
뮤직비디오를 주로 만들었던 미키 타카히로 감독은 이 작품이 장편 데뷔작이다.
스토리나 짜임새 있는 구성보다 장면에 초점을 맞추는 뮤직비디오 이상의 영상을 보여주지 못한 점이 안타깝다.
1080p 풀 HD의 1.85 대 1 화면비를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평범한 화질이다.
일본 타이틀 특유의 뿌연 영상이어서 답답하게 보인다.
DTS HD MA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도 인상적인 서라운드 효과를 들려주지 못한다.
부록으로 제작과정과 삭제 장면, 시사회 영상 등이 한글자막과 함께 들어 있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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