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7월, 윤재연 감독의 '여우계단:여고괴담 세 번째 이야기' (2003년) 언론시사회를 갔던 기억이 난다.
원래 공포물을 좋아하지 않지만, 시리즈의 1편을 워낙 재미있게 봤기 때문에 기대를 했다.
하지만 기대가 컸던 탓인 지, 너무 실망스러웠다.
가장 큰 이유는 기시감이었다.
일본 공포물 '링'의 사다코를 연상케 하는 귀신이 창틀을 넘어오고, 가부키 배우처럼 얼굴에 하얗게 분칠을 한 귀신들이 출몰하는 장면은 '주온'을 닮았다.
DVD 타이틀의 윤 감독 음성해설을 들어오니 여고생들이 생각할 수 있는 익숙한 장면으로 귀신을 떠올릴 것이란 생각에 그 장면을 일부러 그렇게 만들었다고 했는데, 정작 관객들은 그렇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3번째 시리즈인 이 작품은 예고가 무대다.
발레를 하는 여고생들 사이에 뜻하지 않은 사건으로 귀신이 출몰하는 내용.
일반 학생들보다 성공 가능성이 더 좁은 예고생들이 느끼는 치열한 경쟁 의식과 여기서 비롯된 질시를 발레를 하는 소녀들을 통해 표현했다.
특히 학교 내에 소원을 들어주는 여우계단을 통해 전작들과 차별화 했다.
예고생들의 중압감과 여우계단이라는 소재는 분명히 전작들과 다른 요소이지만 문제는 공포감을 주는 섬뜩한 장면들이 그다지 새롭지 않다는 점이다.
이미 숱한 공포물이 나온 만큼 새롭게 만든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기존 공포물의 틀 안에서 벗어나지 못하다 보니 식상할 수 밖에 없다.
결국 영화는 갑작스런 컷과 소리로 사람을 놀라게 만드는 영화가 돼버렸다.
이 작품으로 얼짱 스타 박한별과 3,000 대 1 의 경쟁률을 뚫고 뽑혔다는 송지효가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눈에 띄는 연기를 펼친 것은 조안이다.
그는 수줍은 소녀에서 극단적 폭력을 휘두르는 광녀에 이르기까지 성격 변화가 큰 여고생 역을 제대로 소화했다.
오디션에서 떨어지면 죽겠다는 각오로 참가했다더니, 소름끼치는 눈매에서 그 의지를 읽을 수 있다.
공포물로서 매력이 떨어지는 작품이지만 성공 시리즈라는 브랜드 덕에 180만명의 관객이 들었다.
1.8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스크린을 지원하는 DVD 타이틀은 평범한 화질이다.
윤곽선이 두텁고 플리커링이 보이며 잡티가 난무한다.
음향은 DTS-HD 5.1 채널을 지원하며, 부록으로 2장의 디스크에 걸쳐 배우들 해설, 감독 해설, 제작과정, 인터뷰, 특수분장과 음악 등 다양한 내용이 들어 있다.
<DVD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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