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볼 만한 DVD / 블루레이

풍산개

울프팩 2012. 6. 23. 16:49

전재홍 감독의 '풍산개'는 김기덕 사단이 만든 영화여서 관심을 끌었다.
말 그대로 제작, 각본을 김기덕 감독이 맡고 연출은 유명한 김흥수 화백의 외손자인 전재홍이 담당했다.

영화는 아니나다를까, 김기덕의 색깔이 짙다.
우선 소재부터 독특하다.

남과 북을 새처럼 자유롭게 오가며 돈받고 심부름을 해주고, 사람도 빼오는 특이한 인물이 주인공이다.
과거 '악어' '야생동물보호구역'처럼 일상에서 보기 힘든 특이한 인간군상에 집착하는 김기덕의 기질이 유감없이 발휘된 영화다.

다만 김기덕 특유의 잔혹 영상은 보이지 않는다.
그의 영화를 여성들이 불편해 한다는 점 때문에 의도적으로 수위를 낮춘 것도 있지만, 상황보다는 캐릭터 내면에 집착하는 전재홍의 색깔이 많이 배어 있기 때문이다.

소재가 독특하다보니 이야기를 끝까지 보게 만드는 힘이 있다.
더불어 주인공 풍산을 맡아 강렬한 눈빛과 몸짓 연기를 보여준 윤계상의 연기 변신도 좋았다.

하지만 이야기가 후반부로 갈 수록 힘이 풀린다.
특히 풍산의 복수는 다소 황당하기 그지없다.

정치 상황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는 소재를 지나치게 개인의 문제로 국한해 풀다보니 맥이 없어졌다.
그 또한 내면에 침잠하는 김기덕 영화의 특징으로, 그만큼 김기덕의 영향이 큰 작품이다.

1.8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는 DVD 타이틀은 화질이 괜찮다.
장면에 따라 편차가 있긴 하지만 DVD 한계 내에서 샤프니스와 색감이 잘 살아 있다.
음향은 돌비디지털 5.1 채널을 지원하며 감독과 배우들의 음성해설이 들어 있다.

<DVD 타이틀에서 순간포착한 장면들>

초반 북한 마을은 일제시대때 만든 건물들에서 촬영. 지금은 박물관이 된 곳이란다.
전재홍 감독의 공간을 다룬 느낌이 좋다. 풍경화 같은 프레임 안에 4컷만화의 압축된 메시지가 녹아 있다.
이산가족에 대한 그리움이 묻어있는 글들. 분단 현실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임진각 풍경이다.
이번에도 주인공은 소리를 잃었다. 일부러 말을 하지 않는 주인공 풍산을 연기한 윤계상.
실제로 존재하는 북한 담배 풍산. 국산 담배보다 타르 함유량이 5배 가량 높아서 굉장히 독하단다. 제작진은 중국을 통해 들여와 소품으로 사용.
이 작품은 불과 2억원의 제작비로 찎었다. 유명 배우들은 노 개런티로 출연. 북한군 엑스트라로 오다기리 죠도 출연.
풍산이 휴전선을 뛰어넘을 때 사용하는 봉은 행거용 지지봉을 연결해 만들었다.
전재홍 감독은 오스트리아에서 성악과 미술을 공부했다. 아지트에서 풍산이 듣는 슈만의 가곡 '연꽃'은 전 감독이 직접 불렀다.
북한 여인을 연기한 김규리.
항문을 찌르는 꼬챙이를 피해 줄에 매달리는 고문 장면은 와이어 없이 실제 배우가 매달려 촬영. 꼬챙이는 CG로 그려 넣었다.
촬영은 대표적 HD 카메라인 레드 원을 이용해 주로 찍고, 일부 장면은 DSLR을 사용.
다소 만화같은 남북 요원들의 싸움이 영화를 흐렸다. 이 장면은 동아방송대 세트장에서 촬영.
작은 조각상은 미술 재능이 뛰어난 김기덕 감독이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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