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은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다.
그래서 프라하 출장 전에 읽어보려고 조성관의 '프라하가 사랑한 천재들'이라는 책을 샀다.
그런데 정작 출장 전에는 못읽고 다녀와서 읽었다.
책을 읽으면 읽을 수록 화가 났다.
프라하에서 스쳐 지나간 거리와 건물들의 의미를 뒤늦게 알았기 때문이다.
이 책을 뒤늦게 읽은 것도 아쉬웠지만, 현지 가이드는 어쩌자고 책 속의 내용들을 다 흘려버렸는 지 모르겠다.
아마 몰라서 그랬을 수도 있고, 관심이 없었을 수도 있다.
이 책은 일반 여행기와 다르다.
현지 풍물, 숙박, 상품 정보에 초점을 맞춘 여행기와 달리 유명 예술인들의 삶을 다뤘다.
카프카가 소설 '변신'을 쓰고, 스메타나가 '나의 조국'을 연주한 건물, 밀로스 포먼 감독이 영화 '아마데우스'를 촬영한 거리, 바츨라프 하벨이 '벨벳 혁명'을 이끈 광장을 이야기한다.
그렇게 이 책에는 프라하와 함께 한 위대한 예술가 카프카, 포먼, 스메타나, 드보르자크, 쿤데라, 하벨 등 6명의 삶이 들어 있다.
책을 읽으면 프라하에서 거닐었던 거리와 건물이 오롯이 떠올라 다시금 가슴이 뛴다.
저자가 찍어 놓은 사진을 보며 프라하에서는 건물의 벽을 유심히 봐야 한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다.
체코인들은 유명인, 역사적 현장이었던 건물에 동판을 새겨서 붙여놨기 때문.
쇼핑을 하러 체코에 간다면 모르겠지만, 프라하의 진정한 숨결을 느끼고 싶다면 여행을 떠나기 전에 이 책을 읽으라고 권하고 싶다.
조선일보와 월간 조선 기자를 지낸 작가는 이 책 외에도 '빈이 사랑한 천재들'이라는 유사한 여행 서적을 냈다.
이 책을 읽고 나니 그 책도 관심이 간다.
여행은 다른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보는 과정이라는 점을 새삼 일깨워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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