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번가의 기적'(2007년)은 윤제균 감독의 4번째 영화다.
윤 감독은 '색즉시공' '두사부일체' '낭만자객' 등 코미디에 일가견이 있다.
재개발지역에 사는 가난한 사람들의 애환과 철거용역 깡패의 이야기를 다룬 이 작품은 윤 감독의 전작들처럼 웃음이 빠지지 않았으면서 진한 페이소스가 묻어나는 작품이다.
그만큼 전작들에 비해 성숙한 셈이다.
양아치 연기의 달인 임창정의 연기는 이번 작품에서 더 할 수 없이 훌륭했고 복서를 연기한 하지원의 연기도 그럴 듯 했다.
영상도 훌륭하다.
과거와 현재를 빠르게 넘나드는 교차 편집을 통해 이야기를 속도감있게 밀고 나가는 윤 감독의 연출 솜씨는 변함이 없었다.
다만 지나치게 해피엔딩으로만 흐르는 결말이 흠 아닌 흠.
세상일이 어디 그렇게 녹녹하던가.
2.3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는 DVD 영상은 우리 영화치고는 화질이 괜찮다.
중, 원경 등에서 이중윤곽선이 보이지만 색감도 또렷하고 클로즈업이 훌륭하다.
돌비디지털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서라운드 효과가 적당하다.
2장의 디스크로 구성돼 있으며 감독과 배우들의 음성해설, 제작과정 등이 부록으로 들어 있다.
<파워DVD로 순간포착한 장면들>
여자 복서로 등장하는 하지원. 윤 감독은 하지원을 제일 먼저 캐스팅했단다.
윤 감독은 복싱 장면을 '밀리언달러 베이비'처럼 찍고 싶어서 하지원에게 강도높은 훈련을 요구했단다.
양아치 연기의 달인 임창정. 철거용역 깡패 역할을 맡은 그의 연기는 너무 자연스러웠다.
까마득한 달동네의 계단. 가고 또 가도 끝이 없는 계단처럼 철거를 앞둔 주민들의 근심도 높다.
KBS 9시 뉴스 기자를 빙자한 임창정의 능청스런 연기는 웃지 않을 수 없다. 기자를 빙자해 달동네에 초고속 인터넷을 개통해 놓고 2주만 계약한 뒤 3년 약정시 주는 자전거 사은품까지 챙긴다.
이 작품의 양념은 일동을 연기한 박창익과 이순 역할을 한 박유선 등 두 아역배우다. 전라도 사투리를 어른 못지않게 구수하게 구사했다.
윤 감독의 웃음은 참으로 적나라하다. 성에 대한 직접적인 묘사와 더불어 꼭 빠지지 않는 것이 화장실이다.
절로 얼굴이 찌푸려지던 장면.
때로는 아이들이 더 무서울 때가 있다. 가난한 아이들을 거지라고 놀리며 토마토를 던지는 장면은 참으로 끔찍했다.
물싸움 장면은 45도 개각도 촬영으로 물 입자가 하나하나 보이도록 했다.
윤 감독의 부친도 정두홍 무술감독이 연기한 하지원의 부친 역할처럼 권투를 했다고 한다. 정두홍이 맡은 역할과 그의 안락사 시도 장면 등은 윤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라고 한다.
또다른 커플로 등장하는 이훈과 강예원. 강예원은 김지은이라는 이름으로 '마법의 성'에도 출연.
용역 깡패들의 철거 장면은 TV 다큐멘터리 장면을 그대로 묘사한 것.
윤 감독은 영화의 결말을 의도적으로 해피 엔딩으로 그렸다. 웃음과 눈물이 적당히 섞인 잘 만든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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