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라스베이거스 13

지존무상 (블루레이)

1980년대 말 큰 인기를 끈 홍콩 누아르는 크게 2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영웅본색' '첩혈쌍웅'류의 액션물, 또 하나는 '지존무상' '정전자'로 대표되는 도박물이다. 물론 도박물 또한 총싸움과 주먹다짐이 나오지만 기본적으로 도박이 메인 스토리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여기에 남자들 간의 의리, 사랑과 우정을 위한 처절한 복수 등은 액션물과 도박물을 가리지 않고 기본으로 가져가는 홍콩 누아르의 공통점이다. 홍콩 누아르 중 도박물의 효시가 된 작품이 바로 1989년 국내 개봉한 왕정, 향화승 감독의 '지존무상'(至尊無上)이다. 아시아 최고를 자부하는 두 명의 도박사가 일본 갱단과 일생일대의 도박 게임을 벌이는 내용이다. 이 영화의 묘미는 도박을 이용한 반전 스토리와 유덕화의 매력이다. 다른 도박류와 달리..

블루맨그룹-how to be a megastar live(블루레이)

머리에 온통 푸른 물감을 뒤집어 쓴 세 남자가 무대에 오른다. 이어서 커다란 흰 색 파이프를 들고 나와 두드리기 시작하자 훌륭한 음악이 연주된다. 신기하게도 굵기와 길이가 제각각인 파이프들은 어떻게 두드리냐에 따라 음계를 만들어 낸다. 블루맨 그룹, 세 명의 친구가 모여 만든 이들의 공연은 아주 독특하다. 다양한 음악에 맞춰 드럼과 파이프를 두드리고 허공에 긴 채찍을 휘두르기도 한다. 언뜻보면 난타같은 공연을 연상케 하지만 꼭 타악기 연주만으로 구성된 것은 아니다. 허공에서 껌을 받아먹는 묘기를 부리기도 하고 백남준처럼 여러가지 비디오 아트를 동원해 이색 공연을 펼치기도 한다. 한마디로 이들의 공연은 무대 위 작은 서커스다. 블루맨 그룹이란 이름은 의상을 제외하고 밖으로 노출된 피부가 온통 파랗기 때문이..

태양의 서커스 신비의 세계 (블루레이)

캐나다의 전설적인 공연 '태양의 서커스'는 음악으로 먼저 만났다. 국내 TV드라마와 CF 등에 곡이 삽입되면서 널리 알려진 '퀴담' OST를 통해서였다. 이후 '퀴담'의 DVD와 실제 공연을 보면서 아름다은 음악과 무대미술이 합쳐지니, 서커스가 색다르게 보일 수 있다는 점을 깨달았다. 그러나 이후 미국 라스베이거스 등을 오가며 '주마니티' 등 다른 공연과 DVD들을 보니 쇼의 구성이 너무 반복적이어서 여러 번 보니 식상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런데, 이번에 블루레이로 나온 '태양의 서커스 : 신비의 세계'(Cirque du Soleil Worlds Away, 2012년)는 색달랐다. 구성을 바꾼 덕이었다. 우선 이 작품은 정식 공연이 아닌 3D 영상을 위해 따로 구성한 영상물이다. 즉, 처음부터 영화처럼..

태양의 서커스 - 새로운 체험

캐나다의 유명한 문화 상품인 '태양의 서커스'를 실제로 본 것은 두 번이었다. 2007년 잠실 올림픽경기장에서 내한 공연시 '퀴담'(http://wolfpack.tistory.com/entry/퀴담-태양의-서커스)을 봤고, 2008년 라스베이거스에 출장갔을 때 뉴욕뉴욕호텔에서 성인들만 입장할 수 있는 어덜트쇼인 '주마니티'(http://wolfpack.tistory.com/entry/벨라지오-호텔-at-라스베가스)를 봤다. 문제는 음악만 다를 뿐 구성과 내용이 비슷해서 여러 번 보면 식상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실제 공연 현장보다 DVD가 훨씬 재미있다. 실제 공연이 현장에서 느낄 수 있는 역동성과 긴장감은 있지만, 무대 위를 자유롭게 누비며 도저히 객석에서 볼 수 없는 다채로운 각도에서 잡아낸 경..

쇼걸 - 무삭제판 (블루레이)

흔히 라스베이거스를 환락의 도시라고 표현한다. 술과 도박과 쇼가 있기 때문. 여기에 도시도 테마파크처럼 들뜨기 좋게 꾸며 놓았다. 뉴욕 파리 베네치아 등 대도시 축소판 같은 호텔들과 엑스칼리버 룩소 시저스팰리스 MGM그랜드 트레져아일랜드 등 동화와 역사 속에 들어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호텔까지 다양하다. 일 때문에 수십 번 출장을 가 본 라스베이거스는 특히 야경이 휘황찬란하다. 밤이면 호텔마다 갖가지 주제로 야외 행사를 하고 화려한 쇼가 펼쳐진다. 폴 버호벤 감독의 '쇼걸'(Showgirls, 1995년)은 라스베이거스 쇼걸들의 세계에 초점을 맞췄다. 라스베이거스 쇼들은 유명 스타들의 라이브 아니면 서커스나 마술, 도박을 하러 온 성인들을 겨냥한 내용이 많다. 심지어 태양의 서커스 조차 '주마니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