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존 윌리엄스 21

타워링 (블루레이)

존 길러민과 어윈 앨런 감독의 '타워링'(The Towering Inferno, 1974년)은 '포세이돈 어드벤처'와 더불어 재난영화의 최고봉으로 꼽히는 작품이다. 두 작품 모두 우열을 가리기 힘들 만큼 긴장감이 높고 사실적인 묘사가 뛰어난데, 흔히 발생할 수 있는 건물 화재를 다룬 '타워링'이 더 실감 나게 다가온다. 공교롭게 두 작품 모두 어윈 앨런이 제작했는데, 1980년 개봉한 '대지진'도 그의 작품이어서 재난 영화에 일가견이 있는 인물이다. 내용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138층 건물에 화재가 발생해 이를 진압하는 내용이다. 최근 국내에서도 제천과 밀양 등 대형화재가 일어나 많은 사상자가 발생하다 보니 영화 내용이 더더욱 심각하게 다가온다. 재난 영화가 그렇듯, 다양한 인물들이 겪는 위기와 이를 극..

미드웨이(블루레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은 일본에게 진주만 기습을 당해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이를 만회하고자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은 도쿄 공습을 지시했다. 이에 두리틀 중령이 이끄는 미군 폭격기들은 항공모함에서 발진해 도쿄를 공습했다. 여기 충격을 받은 일본은 미 항모를 격멸하기 위한 작전을 입안했다. 이 작전이 바로 제2차 세계대전당시 태평양 전역, 즉 태평양 전쟁의 향배를 바꾼 미드웨이 공격이다. 일본 해군의 연합함대 사령장관이었던 야마모토 이소로쿠 제독은 진주만 기습 당시 미 해군의 항모를 하나도 격침하지 못한 것을 가장 애통해하며 미 항모를 잡기 위한 작전을 줄기차게 주장했다. 1942년 6월4~7일까지 나흘간 벌어진 미드웨이 공격은 야마모토 제독의 미 해군 항모 절멸 작전을 토대로 입안됐다. 태평양 전..

죠스 2 (블루레이)

지금은 죠스 하면 아이스바와 떡볶이집을 먼저 떠올리겠지만 1970, 80년대는 단연 상어였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만든 '죠스' 때문이다. 스필버그 감독의 '죠스'는 거대 식인 상어를 등장시켜 보는 사람들을 공포로 몰아넣은 상어 영화의 전범을 만든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이후 상어가 등장하는 공포물은 '죠스'를 능가하기 힘들었다. 죠스가 워낙 흥행에 성공하다 보니 속편 제작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전작 흥행의 장본인인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과 해양 생물학자로 출연한 배우 리처드 드레퓨스도 속편 제작을 거부하지 않았다. 두 사람은 각각 연출과 배우로 합류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했으나 스필버그 감독의 SF 영화 '미지와의 조우'를 촬영하느라 참여하지 못했다. 하지만 죠스 2의 제작과정은 순탄치 못했다. ..

디어 헌터 (블루레이)

마이클 치미노 감독의 '디어 헌터'(The Deer Hunter, 1978년)는 러시안 룰렛이라는 게임을 전세계에 알린 영화로 유명하다. 처음 이 영화에서 러시안 룰렛 게임을 보고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19세기 제정 러시아 시절 시작된 것으로 알려진 이 게임은 두 사람이 6연발 권총에 탄알을 한 발 장전한 뒤 약실을 돌려서 서로 머리에 대고 방아쇠를 당기는 도박이다. 약실이 회전하기 때문에 총알이 어디에 있는 지 모르는 상태에서 목숨을 걸고 하는 미친 게임이다. 죽을 확률은 당연히 6분의 1. 제정 러시아 시대에 군인들이 감옥에 갇힌 죄수들을 상대로 이런 게임을 벌였다고 한다. 영화 속에서는 월남에 파병된 미군들이 베트콩들에게 포로로 잡힌 뒤 이 게임을 강요당한다. 치미노 감독은 이를 ..

가족 음모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이 1976년에 만든 '가족 음모'(Family Plot)는 그의 마지막 작품이다. 그는 이 작품을 만들고 4년 뒤 만 80세 나이로 세상을 떴다. 빅터 캐닝의 소설 '레인버드 패턴'을 영화화한 이 작품은 아이러닉한 스릴러다. 돈 많은 귀부인이 어마어마한 재산을 물려줄 잃어버린 상속자를 찾는다. 하필 이 일을 심령술사인 척 사기를 치고 다니는 커플이 맡는다. 어렵게 단서를 찾아 상속자를 찾는데, 문제의 상속자는 경찰들이 쫓는 희대의 납치범이다. 여기서부터 일이 꼬인다. 납치범은 사기 커플을 위험한 추적자로 오해해 엄청난 재산을 안겨줄 그들을 죽이려 든다. 결국 영화는 두 가지 추격전이 뫼비우스의 띠처럼 서로 물고 물리며 황당한 상황을 연출한다. 히치콕 감독은 세상 만사 속에 숨어든 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