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캐나다 24

'도깨비'의 고향 퀘벡시티, 샤토 프롱트낙 호텔

캐나다의 퀘벡시티는 2016년 tvN에서 방영된 드라마 '도깨비' 때문에 익숙한 곳이다. 특히 퀘벡시티에서 유명한 명물이 바로 샤토 프롱트낙 호텔이다. 정식 명칭이 페어몬트 르 샤토 프롱트낙(Fairmont Le Chateau Frontenac)인 이 호텔은 '도깨비'에서 공유의 호텔로 나온다. 언뜻 보면 웅장하고 거대한 외관이 호텔이라기보다 고성처럼 보인다. 실제로 1893년에 문을 열어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갖고 있는 이 호텔은 퀘벡시티의 상징이자 캐나다의 국립 사적지이기도 하다. 퀘벡시티의 역사와 특징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올드 타운에서도 중심에 해당하기에, 퀘벡 사람들은 이 호텔을 '퀘벡의 심장'으로 부른다. 그만큼 캐나다와 퀘벡시티 사람들은 이 호텔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해서 파리의 에펠탑과..

여행 2019.07.08

아멜리아 (블루레이)

무용극 '아멜리아'(Amelia, 2002년)는 에드아르드 록이라는 위대한 안무가의 천재성을 유감없이 돋보기에 만든 작품이다. 9명의 무용수가 등장해 1시간가량 펼치는 이 공연은 영상을 위해 제작된 현대 발레다. 엄밀히 말하면 발레라고 한정 짓기 힘들 만큼 현대 무용과 체조, 마임 등이 뒤섞여 있으며 다분히 영상을 위한 카메라 워크와 조명이 적절하게 가미됐다. 즉 이 작품은 무대 위에서 공연용으로 제작된 게 아니라 아예 상영을 목적으로 만든 영상물이다. 그래서 일반적인 발레 공연이라면 보기 힘든 카메라 움직임을 통해 안무가가 강조하는 메시지와 느낌을 전달한다. 마치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의 서부극을 보는 것처럼 극단적인 클로즈업으로 인물의 얼굴을 크게 잡거나 부감샷을 통해 무용수들이 그려내는 도형 같은 이..

스카이스크래퍼: 4K 블루레이

재난 영화가 성공하려면 볼거리와 함께 캐릭터를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 천재지변이나 요란한 사고가 주는 긴장감 넘치는 상황으로 시선을 붙잡는다면 등장인물들이 갖고 있는 저마다의 사연과 위기상황에서 드러내는 내면의 모습을 통해 보는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된다. 물론 두 가지 중에 더 중요한 것은 캐릭터다. 재난 상황은 오히려 뉴스 화면이 더 자극적일 수 있다. 9.11 때 무너지는 쌍둥이 빌딩은 어떤 영화에서도 보지 못한 충격적이고 압도적인 그림이었다. 결국 등장인물들의 사연과 이야기로 승부를 걸어야 하기 때문에 재난 영화는 어찌 보면 휴먼 드라마인 셈이다. 그런 점에서 로슨 마샬 터버 감독의 '스카이스크래퍼'(Skyscraper, 2018년)는 실패한 재난 영화다. 성공적인 캐릭터 구축에 실패했기 때문..

캐빈 인 더 우즈: 블루레이

원래 쓸데없이 사람을 깜짝깜짝 놀라게 만드는 공포영화를 좋아하지 않는데, 드류 고다드 감독의 공포영화 '캐빈 인 더 우즈'(The Cabin in the Woods, 2012년)는 재미있게 봤다. 영화는 미국의 전형적인 슬래셔 무비들처럼 캠핑을 떠난 청춘 남녀들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어느 산골 숲 속 오두막에서 하룻밤을 보내게 된 이들은 호기심이 발동해 무엇인가 건드리게 되고 졸지에 좀비들의 습격을 받게 된다. 그러나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좀비들의 배후에 도사린 더 큰 공포로 이야기가 확산되며 영화는 기존의 공포물과 다른 새로운 국면을 맞는다. 어찌 보면 이 작품은 적당한 공포와 신화적 이야기가 뒤섞인 현대판 판타지다. 영화를 보면서 뒤로 갈수록 떠오르는 것은 아즈텍 제국이었다. 중세 멕시코에 자리 잡..

도깨비 감독판-해외편(블루레이)

드라마 '도깨비'의 묘미는 캐나다 현지 촬영에 있다. 방송에 흔히 나오지 않던 퀘벡시티(Quebec city)에서 촬영한 영상이 참으로 수려하다. 퀘벡시티 여러 곳을 다니면서 잡은 영상들은 장면 하나하나가 한 장의 그림엽서다. 그 바람에 퀘벡시티에 관심을 갖게 됐다. 퀘벡 풍경은 드라마 초반부와 중간에 일부, 종반부에 주로 등장한다. 처음 여주인공 지은탁(김고은)이 수백 년을 살아온 도깨비인 김신(공유)을 따라 무턱대고 쫓아간 곳이 시공간을 넘나들어 퀘벡에 도착하는 설정이다. 극 중 두 사람이 서로 잘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티격태격하는 장면을 유머러스하게 그린 장면들이 재미있다. 종반 등장하는 퀘벡 장면은 안타깝다. 우여곡절 끝에 다시 만난 두 사람이 서로를 알아보지 못하면서 빚어지는 안타까운 사연들 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