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댄스 음악인 디스코는 사실 시대의 아픔을 간직한 장르다. 1970년대 베트남전이 끝난 뒤 미국의 젊은이들은 억눌렸던 욕망의 배출구를 섹스와 디스코에서 찾았다. 그만큼 1970년대 미국의 디스코는 흑인과 게이 등으로 대표되는 언더그라운드 문화였다. 긴 나팔바지에 현란한 색깔의 의상을 뽐내며 심하게 몸을 흔드는 모습은 주류 문화에서 보면 저질이었다. 이런 생각을 가진 미국인들이 의외로 많아 거대한 운동장에 모여 디스코 LP를 부수고 불을 태우기도 했다. 그야말로 현대판 분서갱유 같은 일이 일어난 셈이다. 이 같은 사회적 분위기를 뚫고 태어난 영화가 바로 존 바담 감독의 '토요일 밤의 열기'(Saturday Night Fever, 1977년)다. 실제로 워낙 반 디스코 정서가 사회에 팽배했던지라 제작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