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DVD 1458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

소피아 코폴라 감독, 빌 머레이와 스칼렛 요한슨 주연. 중년 남성과 20대 유부녀의 흔들리는 사랑을 단아하게 표현. DVD 화질은 부드러운 편. 물로 씻은 듯 매끈한 영상은 잡티하나 없다. DTS 음향은 배경음악의 서라운드 효과가 좋다. 추천할 만한 타이틀. 이 작품은 마치 도쿄 투어 가이드 같다. 신주쿠 야경. 황혼의 스타를 비유한 걸까. 빌 머레이가 도쿄를 떠나기 전날 저녁. 샬롯을 연기한 스칼렛 요한슨. 그의 배는 왜 임산부처럼 불룩 튀어나온 걸까? 광고촬영차 도쿄에 온 할리우드 스타 밥을 연기한 빌 머레이. 초록색이 제대로 살아 있다. 샬롯은 밥을 만나며 은근히 정이 든다. 저 종이에 무슨 소원을 빌었을까. 은은한 음악에 실린 애절한 사랑의 여운. 그래서 이 작품속 사랑은 단정하다.

아는 여자

장진 감독의 사랑에 대한 판타지. 솔직히 어른들이 이런 식으로 사랑을 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궁금합니다. 매번 철학자처럼 사랑이란 무엇일까 고민하는 사람이 그렇게 많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어찌보면 사랑에 대한 장진 감독의 생각이 그만큼 순수하다는 반증이겠지요. 아니면 순수를 가장했거나. 로맨틱 코미디를 지향한 만큼 적절하게 웃음이 터져 나옵니다. 약간 늘어진다 싶으면 잔잔한 웃음거리라도 하나 툭 던지는 식이어서, 예전 장 감독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늘 투박하고 거친 역할만 하던 정재영이 멜로 연기를 한다는 점도 특이합니다. 정재영은 이 작품에서 그다운 멜로 연기를 선보입니다. 6월10일 열렸던 기자 시사회때 인사차 무대에 오른 정재영은 "변신..

영화 2004.06.14

8명의 여인들

프랑소와 오종 감독의 작품은 ‘스위밍 풀’에서 알 수 있듯 색감이 화사하다. 2002년 베를린 영화제 은곰상에 빛나는 ‘8명의 여인들’도 예외가 아니다. 카트린느 드느브, 이자벨 위페르, 엠마뉴엘 베아르 등 8명의 여주인공이 제각기 다른 색깔의 의상으로 개성을 나타낸다. DVD는 오종이 표현한 화사한 색감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바닥에 깔린 붉은 카펫, 벽을 타고 흐르는 초록색 벽지, 점처럼 놓인 노란 의자 등 마치 팔레트를 펼친 듯 원색이 제대로 살아난 색감은 이 타이틀의 최대 장점이다. 이처럼 발색이 고운 영상은 눈 때문에 폐쇄된 어느 집에서 일어난 음침한 살인사건을 더 없이 경쾌한 분위기로 바꿔놓았다. 이 영화의 구성은 독특하다. 로버트 토마스의 희곡을 1950년대로 옮긴 이 작품은 아가사 크리스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