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DVD 1458

보디가드(SE)

2000년 2월에 국내 출시됐던 '보디가드'(The Bodyguard, 1992년) DVD 타이틀이 4년이 지난 올해 9월 초 SE(Special Edition) 판으로 새로 선보인다. 달라진 점은 화면 사이즈. 기존판은 TV에 맞춰 4:3으로 팬&스캔된 화면이어서 좌, 우 귀퉁이가 잘려 나갔는데 이번에 새로 나온 SE는 극장 상영시 영상을 잘림 없이 고스란히 수록한 16:9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이다. 화질은 1992년 작품인 점을 감안하면 무난하다. 화질이 좋은 편은 아니어서 잡티도 보이고 윤곽선이 단정하지 못하며 색도 번진다. 음향은 돌비 디지털 5.1 채널을 지원. 휘트니 휴스턴의 폭발하는 듯한 가창력을 그대로 만끽할 수 있는 깨끗한 음질. 보디가드란 직종에 대해 사람들의 관심을 끈 이 작품을 다..

언더월드-unrated extended cut

렌 와이즈먼(Len Wiseman) 감독의 영화 데뷔작 '언더월드'(Underworld, 2003년)는 황당한 액션물이다. 수백 년을 싸워 온 늑대인간과 흡혈귀가 마지막 대결을 벌이는 내용. 영화는 시종일관 요란한 총소리와 괴물들의 울부짖음으로 가득하다. 늑대로 변하기 전까지 어엿한 사람인 늑대인간과 기껏해야 송곳니가 삐죽 나올 뿐인 흡혈귀는 비록 괴물에 속하지만 겉모습은 엄연한 사람이다. 그런데도 마구잡이로 죽여도 전혀 죄의식을 못 느끼는 것은 사람이 아닌 괴물이기 때문. 이를 노리고 등장인물들을 모두 괴물로 설정한 듯싶다. 어쨌거나 그 바람에 액션물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끝날 때까지 피와 화약연기 가득한 폭력의 향연을 만끽할 수 있다. 이번에 나온 DVD는 기존에 나온 극장판과 달리 감독이 의도한 약 ..

춤추는 대수사선2-레인보우 브릿지를 봉쇄하라

1998년 일본에서 개봉해 700만 명 관객을 동원한 일본판 블록버스터 '춤추는 대수사선'의 속편. 전편과 마찬가지로 모토히로 카츠유키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춤추는 대수사선 2'(踊る大搜査線 The Movie2, 2003년) 역시 일본에서 8주 동안 2,000만 명 관객을 동원한 대히트작이다. 그렇지만 국내 성적은 신통치 않았다. 일본에서는 TV 드라마로 인기를 끄는 등 성공 배경이 충분했지만 국내에서는 인물도 낯설고 정서도 달라 관객에게 크게 어필하지 못한 듯싶다. 실제로 일본식 개그와 액션이 와닿지 않아 보는 내내 지루했다. 오히려 사건 수사보다 주도권 다툼을 벌이는 경찰 관료들의 신경전을 다룬 부분이 더 볼 만했다. 내용은 도쿄의 오다이바 지구를 관할하는 완간 경찰서 형사들이 연쇄살인범을 잡기 위..

4인용 식탁

이수연 감독이 각본을 쓰고 연출한 '4인용 식탁'(2003년). 다른 사람의 과거를 알아낼 수 있는 여자와 귀신을 본 남자가 만나는 심리 미스터리물이다. 공포물에 처음 도전한 박신양과 엽기녀 이미지에서 탈피를 시도한 전지현이 출연해 화제가 된 작품이다. 귀신이나 잔혹한 장면 없이 공포감을 주는 시도는 좋았으나 산만한 구성과 미흡한 설명 때문에 난해한 작품이 돼 버렸다. 보고 나면 더위를 날려버리는 공포보다 찝찝한 기분에 사로잡힌다. 특히 쓸데없이 과도한 음량으로 사람을 놀라게 만드는 잡스러운 장난이 불쾌하다. 2.3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는 DVD 화질은 무난하다. 실버 리텐션 처리된 화면은 그라인더로 곱게 갈아낸 것처럼 부드러운 느낌을 준다. 돌비 디지털 5.1과 DTS를 지원하는 음..

핑크 플로이드-라이브 폼페이 디렉터스 컷

프로그레시브 록의 기둥 핑크 플로이드(Pink Floyd)의 '폼페이 라이브'(Pink Floyd Live at Pompeii, 1972년)는 독특한 작품이다. 1명의 관객도 없는 무관객 공연이다. 밴드는 1972년 이탈리아 고대 도시 폼페이의 원형 극장에서 공연을 가졌고, 이 장면을 애드리언 마빈 감독이 35밀리 극영화 필름에 수록했다. 관객이 없다 보니 카메라의 움직임이 자유로워 멤버의 다양한 표정을 밀착해 잡아내는 것은 물론이고 다채로운 앵글을 보여준다. 연주곡은 앨범 'Meddle'에 수록된 'Echos'를 비롯해 초창기 시드 배럿(Syd Barret)의 영향이 강한 사이키델릭 록 성향의 곡들로 채워져 있다. 특히 3번째 트랙 'A Saucerful of Secrets'은 환각적 연주가 어우러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