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DVD 1458

실미도

1971년 실제 일어났던 실미도 684 특수부대 사건을 영화로 옮긴 강우석 감독의 '실미도'가 3장짜리 DVD로 출시. 극장 개봉 당시 기대를 안 하고 봤는데, 생각보다 재미있었던 작품. 적당한 긴장감과 눈물, 유머가 뒤섞여 관객들의 심금을 조였다 풀었다 하는 힘이 있다. 그런 점에서 강우석은 여우다. 한국적인 '웰메이드' 블록버스터를 영리하게 만들었다. 나중에 본 '태극기 휘날리며'보다 낫다는 생각. 1,000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답게 DVD 또한 풍성하다. 자료 화보집, MBC '이제는 말할 수 있다' 방송 내용, 영화 제작 과정 등 각종 부록과 함께 영화를 수록. 그러나 정작 영화 본편의 화질은 실망스럽다. 초반 화면은 지글거리고 색감은 탁하며 암부 디테일이 떨어진다. 돌비 디지털 5.1 채널을 지..

밀렌느 파머

프랑스의 여가수 밀렌느 파머(Mylene Farmer). 1984년 데뷔한 그는 지금까지 5장의 앨범을 발표, 모두 100만 장이 넘는 판매고를 기록하며 프랑스의 대표적 스타로 군림. 빠뜨리샤 까스가 거칠며 남성적 음색이라면 파머는 지극히 여성적이고 고혹적. 몸에 닭살이 돋을 만큼 간지럽게 속삭이는 듯한 그의 음색은 한편으로 퇴폐적. 실제로 뮤직비디오나 공연 또한 아주 야하다. 1961년생이니 적지 않은 나이인데도 불구하고 2000년 공연 실황 DVD를 보면 무대에서 과감한 노출을 마다하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음색이지만 그의 DVD 만큼은 좋아한다. 2000년 유니버셜에서 출시한 그의 뮤직비디오 모음집 1편은 그야말로 서사시 같은 영화들을 모아놓은 주옥같은 영상집. 작품마다 어찌나 ..

늑대의 후예들

2001년 프랑스에서 개봉해 700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프랑스 사상 최대 흥행 기록을 세운 작품. 크리스토퍼 강스 감독, 사뮤엘 르 비앙, 벵상 카셀, 모니카 벨루치 주연. 사람을 잡아먹는 괴수 이야기로 유명한 18세기 프랑스의 제보당 실화를 토대로 만든 액션물. 국내에서의 흥행과 평은 안좋았지만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작품. 오우삼의 액션을 연상케하는 슬로 모션과 뮤직비디오 식의 빠른 장면 전환이 적절히 조화를 이뤄 멋드러진 영상을 만들어냈다. DVD는 국내에서도 나왔지만 프랑스에서 출시된 3장짜리 한정판이 고풍스런 케이스로 소장욕구를 부추긴다. 화질은 국내판보다 조금 낫다. DTS 음향은 집이 우렁우렁 울릴 정도로 웅장하다. 저음이 다소 과한 편. 프랑스 한정판 DVD 케이스. 고풍스런 책자를 연상케 ..

산책

예전에 받은 '산책' DVD. '편지'로 여러 사람을 울린 이정국 감독의 2000년 작품. 김상중, 박진희 주연. 음악을 좋아하는 4명의 친구가 직장을 다니면서도 콘서트를 준비하는 내용. 이야기보다 내내 배경음악으로 깔린 그라나도스의 기타 소리가 더 좋았던 작품. 솔직히 내용은 심심한 편. DVD 화질은 평균 이하. 잡티도 많고 해상도도 떨어진다. 색감 또한 탁하다. 색감이 좀 더 투명했더라면 숲의 향기가 제대로 전해졌을텐데... 여기에 사운드는 돌비디지털 2.0 채널만 지원한다. 음악이 중요한 영화라서 5.1 채널을 지원하지 않는게 아쉽다. 어느날 김상중이 운영하는 레코드점에 음악이라고는 댄스곡밖에 모르는 박진희가 불쑥 찾아와 점원으로 취직한다. 뜬금없는 만남이 다소 작위적이다. 뒷이야기는 예측이 가능..

엑스텐션

국내에서 '엑스텐션'이라는 제목으로 개봉한 알렉산더 아자 감독의 공포물 'Haute tension'. 내용은 살인마에게 쫓기는 두 여성의 이야기. 신예 감독 작품답지 않게 긴장감이 넘치는 뛰어난 작품. 무엇보다 삽입곡이 좋다. 국내 DVD는 일부 내용이 삭제된 극장판보다 더 삭제됐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무삭제인 프랑스판 DVD를 주문. NTSC보다 화질이 좋은 PAL 방식의 장점을 십분 살린 타이틀이어서 화질이 우수. DTS 사운드도 방향감과 서라운드 효과가 탁월. 저음이 약간 강한 편. 친구 사이인 두 여인에게 무슨 일이 닥친걸까. 묘하게도 동성애 코드가 들어 있다. 느닷없는 살인 행각의 신호탄. 저 여인의 죽음은 영화가 끝날 때 까지 밝혀지지 않는다. 불쑥 들이닥친 살인마는 이유도 없이 한 집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