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집'(2004년)은 김기덕 감독의 작품치고 퍽이나 얌전하다.
우선 피가 거의 나오지 않고 잔혹하거나 가학적 장면도 별로 없다.
그런 점에서 '섬'이나 '나쁜 남자'처럼 김기덕 감독 특유의 그로테스크한 영상을 기대한 사람들에게는 실망일 수 있다.
그러나 이 작품도 예전 작품들처럼 범상치 않은 인물들을 다루고 있다.
여기 등장하는 주인공 태석(재희)은 빈 집만 골라다니며 마치 자기 집처럼 숙식을 하고 빨래까지 해주는 특이한 인물이다.
폭력적인 남편에게 시달리는 여자 선화(이승연)도 그를 따라다니다가 사랑에 빠지게 되는 인물로 흔치 않은 캐릭터다.
이처럼 독특한 인물이 만나서 한 집에 유령처럼 동거를 하는 내용은 판타지에 가깝다.
현실을 다루면서도 결코 현실 같지 않은 기이한 느낌을 주는 점이 김기덕의 장점이라면, 이 작품 역시 그의 장점이 십분 발휘된 독특한 작품이다.
베니스 영화제도 여기 반해서 그에게 감독상을 안겨주었으리라.
1.8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는 DVD 타이틀은 화질이 그저 그렇다.
샤프니스가 부족하며 암부디테일도 떨어지는 편.
음향은 돌비디지털 5.1 채널을 지원하지만 서라운드 효과를 느낄만한 부분이 많지 않다.
부록으로 김감독과 정성일 영화평론가가 함께하는 학구적 음성해설이 들어있다.
<DVD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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