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을 오래 연구한 학자인 터프츠대학교의 수전 네이피어 교수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을 다룬 '미야자키 월드'라는 책에서 일본 사람들이 전통적으로 네 가지를 두려워한다고 썼다. 천둥, 불, 지진, 아버지다. 이 중에서 아버지는 전통적인 가부장제로 대표되는 권위적인 남성 중심 문화를 말한다. 아버지를 제외하고는 인간이 통제할 수 없는 외부적 요소다. 그만큼 일본 사람들은 잦은 지진과 여름이면 천둥 번개를 동반한 태풍에 시달리며 자연재해에 대한 두려움이 커졌다. 여기에 일본은 제2차 세계대전을 겪으며 이전에는 경험하지 못한 도시를 송두리째 태우는 폭격과 원자폭탄이라는 끔찍한 경험을 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총괄 프로듀서를 맡은 영화 '10년'(十年, 2018년)은 일본인들이 갖고 있는 네 가지 공포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