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해성 감독의 '역도산'(2004년)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 영화다. 주인공 역도산(설경구)이 프로레슬링계의 거목이고, 감독은 전작 '파이란'으로 진한 감동을 주었던 사람이기에 기대가 컸으나 결과는 의외였다. 이유는 감독이 바라본 역도산과 관객이 기대한 역도산이 서로 달랐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감독은 절대 강자의 고독과 외로움 등 역도산이라는 인간의 내면을 파고들었고, 관객들은 도대체 역도산이 얼마나 대단한 인물이었는지 궁금해하며 그의 외면을 바라봤다. 감독은 DVD의 음성해설을 통해 진정한 작품의 가치를 몰라준다며 안타까워했지만 관객들로서는 그럴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다. 1970년대 흑백 TV를 보고 자란 세대에게 프로레슬링은 전 국민의 오락거리였다. 당연히 박치기왕 김일, 쌕쌕이 여건부와 장영철, 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