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엔 형제는 그동안 작품들로 미뤄 보면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냉소적이다. '파고' '레이디킬러' '밀러스 크로싱' '오 형제여 어디 있는가' 등 여러 작품의 등장인물들은 죽을 고생을 하고, 아니 심지어 죽기까지 하면서도 늘 빈 손이다. 세상이 이들의 작품 같다면 참 살기 힘들 것 같다. 어찌 보면 머리 굴리지 말고 정직하게 살라는 얘기라고 반박할 수 있겠지만, 선량한 사람들마저 골탕 먹는 것을 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은 것 같다. 조엘 코엔(Joel Coen)이 감독하고 에단 코엔(Ethan Coen)이 함께 각본을 쓰고 제작한 '그 남자는 거기 없었다'(The Man Who Wasn't There, 2001년)도 마찬가지. 촌마을 이발사(빌리 밥 손튼 Billy Bob Thornton)가 어느 날 손님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