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2018/03 13

맹룡과강 (4K 블루레이)

영화 '맹룡과강'(The Way of The Dragon, 1972년)은 이소룡이 직접 각본 감독 주연 제작까지 도맡아서 한 진정한 그의 작품이다. 뿐만 아니라 완벽을 추구했던 이소룡은 배우 및 장소 섭외, 액션 지도 및 사운드트랙 제작에도 참여하면서 과로하는 바람에 다시는 회복되지 않을 만큼 체중이 줄었다. 이소룡은 레이몬드 쵸 골든하베스트 사장과 함께 설립한 영화 콩코드 프로덕션을 통해 골든하베스트와 손잡고 공동으로 제작했다. 이소룡 영화로서도 그렇고, 홍콩 영화 사상 처음으로 유럽 촬영을 한 작품이다. 내용은 이탈리아 로마에서 중국인 식당을 위협하는 악당들을 중국 청년이 혼내주는 이야기다. 당연히 로마 현지 촬영을 한 만큼 지금과 다른 1970년대 로마 모습을 볼 수 있다. 이소룡은 이 작품에서 처..

바베트의 만찬(블루레이)

가브리엘 액셀 감독은 우울한 북구의 풍경 위에 사랑과 감사라는 따뜻한 물감을 풀어놓았다. 그가 만든 '바베트의 만찬'(Babettes Gaestebud, 1987년) 이야기다. 이 작품은 '아웃 오브 아프리카'의 원작자로 유명한 덴마크의 여성작가 카렌 블릭센의 단편을 토대로 만들었다. 내용은 19세기 말 프랑스혁명 이후 쫓기듯 덴마크의 작은 마을로 숨어든 바베트라는 여성과 주변 인물들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뤘다. 오로지 신에 대한 헌신 하나로 살아온 자매들의 일을 돌보며 살던 바베트가 어느 날 거액의 복권에 당첨된다. 자매는 바베트가 돈을 많이 벌었으니 가난한 자신들을 곧 떠날 거라며 안타까워한다. 그러던 어느 날 바베트는 복권 당첨 기념으로 저녁을 준비할 테니 맡겨달라고 자매에게 요청한다. 아..

카이트 (블루레이)

우메츠 야스오미 감독의 '카이트'(A Kite, 1998년)는 적나라한 정사 장면과 격렬한 하드고어 액션이 결합된 성인용 애니메이션이다. 아예 기획단계부터 영화나 TV물이 아닌 19금 성인용 비디오물(OVA)을 표방하고 나온 작품이다. 내용은 부모가 처참하게 살해당한 여고생 사와가 살인청부업자로 일하면서 부모의 원수를 추적하는 이야기다. 여기에 또래 소년이 동료로 가담하면서 피가 튀는 살벌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무엇보다 강렬한 정사 장면과 폭렬 장면이 눈길을 끈다. 사와를 이용하는 무리들이 벌이는 정사 장면은 음란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적나라하다. 성기 노출은 물론이고 직접적인 성행위를 여과 없이 묘사했다. 그 바람에 일본 이외 지역에서 출시된 애니메이션은 정사 장면을 드러낸 인터내셔널 버전으로..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블루레이)

'킥 애스'로 재기 발랄한 액션물을 선보인 매튜 본 감독이 만든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Kingsman: The Secret Service, 2015년)는 스타일리시한 007 같은 영화다. 즉 007 시리즈의 정통 첩보물이 갖고 있는 고풍스러운 느낌과 함께 현대 액션물의 속도감 있는 액션과 경쾌함이 버무려졌다. 매튜 본 감독이 공동 각본을 쓰고 연출과 제작까지 맡은 이 작품은 처음부터 007 같은 첩보물을 만들어보자는 생각 아래 아예 만화 작업을 함께 했다. 물론 만화가 먼저 출판되기는 했지만 인물 및 기관 설정 같은 기본적인 영화의 뼈대는 만화와 궤를 같이 한다. 재미있는 점은 새로움과 옛것, 정통과 현대적인 변형을 함께 아우르고 있다는 점이다. 주인공 일행은 007 제임스 본드처럼 잘 어울리는 양..

지붕위의 바이올린(블루레이)

뮤지컬을 영화로 만든 '지붕 위의 바이올린'(Fiddler On The Roof, 1971년)은 유명한 'Sunrise, Sunset' 이 노래 한 곡만으로도 충분한 작품이다. 러시아에서 박해를 받는 유대인 사회를 다룬 이 작품은 가난한 시골의 유대인 농부가 딸 다섯과 함께 살아가는 이야기를 다뤘다. 유대인 박해라면 무조건 힘들고 고통받는 삶을 다루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이 작품은 탈무드 특유의 유머가 흐른다. 주인공은 뜻하지 않은 일이 터지면 "왜 하필 나냐"며 신에게 따지고 슬쩍 비꼬기도 한다. 그러면서도 항상 종국에는 잘될 것이라는 낙천적 사고방식을 버리지 않는다. 그렇기에 동전의 양면처럼 그들의 박해받는 삶이 더더욱 힘들고 부당하게 보인다. 원래 이 작품은 뉴욕의 브로드웨이에서 성공한 뮤지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