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2018/03 13

맥베스 (블루레이)

저스틴 커젤 감독의 '맥베스'(Macbeth, 2015년)는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하나를 훌륭하게 영상화한 작품이다. 내용은 일부 다른 부분이 있지만 대체로 원전을 충실하게 따랐다. 스코틀랜드의 장군인 맥베스는 왕을 대신해 반란 진압 후 귀환하던 중 마녀들로부터 장차 왕이 될 것이라는 예언을 들었다. 이에 마음이 움직인 맥베스는 왕을 죽이고 왕자를 내쫓은 뒤 스스로 왕위에 올랐다. 하지만 그때부터 정체모를 불안에 휩싸인 맥베스는 스스로를 주체하지 못해 폭정을 일삼는다. 결국 내부에서 무너지기 시작한 맥베스는 달아났던 왕자가 몰고 온 군대에게 패해 모든 것을 잃고 만다. 셰익스피어가 실존 인물을 토대로 가상의 이야기를 가미한 맥베스는 워낙 극적인 내용이어서 여러 번 영화로 제작됐다. 오손 웰즈는 19..

정무문 (4K 블루레이)

이소룡의 두 번째 영화인 '정무문'(Fist of Fury, 1972년)은 이소룡뿐만 아니라 홍콩 영화사의 한 획을 그은 작품이다. 이소룡 특유의 날카로운 고음이 인상적인 기합 소리와 쌍절곤이 영화에 처음 등장했고, 이 작품의 흥행을 계기로 이소룡은 감독 주연 각본까지 모두 맡아 흥행 수익을 나누는 파트너로 부상했다. 이 같은 이소룡의 변화는 홍콩 영화사에 일대 변화를 일으켰다. 당시 홍콩 배우들은 돈을 받고 시키는 대로 움직이는 수동적인 역할이었으나 이소룡이 제작에 관여하면서 정당한 대가를 받는 파트너가 된 것. 이 같은 바람은 다른 배우들의 몸값을 올렸으며 촬영감독 조명 등 제작진의 처우까지 달라지면서 홍콩 영화계를 뒤흔들었다. 한 사람의 의식 있는 스타가 영화 산업에 얼마나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지..

악녀 (블루레이)

정병길 감독의 '악녀'(2017년)는 '니키타' ' 콜롬비아나' '한나' 같은 여성 킬러가 원톱 히어로로 등장하는 액션물이다. 여성이 뜻하지 않은 일에 휘말려 원치 않는 킬러로 나서면서 임무를 맡긴 조직 및 살인 대상과 애증의 갈등 관계를 겪는 내용이다. 기본적인 구성만 보면 '니키타' '한나' 등과 흡사하다. 특히 저격 장면이나 병원 같은 수용소 장면 등은 니키타의 장면들과 아주 많이 닮았다. 차이가 있다면 등장인물들이 동양인들이고 액션 묘사가 독특하다는 점이다. 초반 벌어지는 액션 장면은 주인공이 보이지 않는다. 마치 1인칭 FPS 게임을 보는 것처럼 주인공이 내지르는 손과 발, 무기가 보이고 그에 맞서 격투를 벌이는 상대가 보인다. 액션캠으로 찍은 듯한 이 장면은 독특해 보이기는 하지만 그다지 성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