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병길 감독의 '악녀'(2017년)는 '니키타' ' 콜롬비아나' '한나' 같은 여성 킬러가 원톱 히어로로 등장하는 액션물이다.

여성이 뜻하지 않은 일에 휘말려 원치 않는 킬러로 나서면서 임무를 맡긴 조직 및 살인 대상과 애증의 갈등 관계를 겪는 내용이다.


기본적인 구성만 보면 '니키타' '한나' 등과 흡사하다.

특히 저격 장면이나 병원 같은 수용소 장면 등은 니키타의 장면들과 아주 많이 닮았다.


차이가 있다면 등장인물들이 동양인들이고 액션 묘사가 독특하다는 점이다.

초반 벌어지는 액션 장면은 주인공이 보이지 않는다.


마치 1인칭 FPS 게임을 보는 것처럼 주인공이 내지르는 손과 발, 무기가 보이고 그에 맞서 격투를 벌이는 상대가 보인다.

액션캠으로 찍은 듯한 이 장면은 독특해 보이기는 하지만 그다지 성공적이지 못하다.


FPS 게임은 이용자가 게임 진행을 위해 의도적으로 캐릭터를 움직이지만 영화는 그렇지 않다.

이용자가 조종하는 캐릭터가 아니라 등장인물들의 활약을 3인칭 시점에서 보는 것이 목적인데 등장인물이 보이지 않는 게임 같은 영상은 정작 보고 싶은 액션을 보여주지 않아 재미를 떨어뜨린다.


이용자들이 1인칭 시점의 몰입을 원한다면 차라리 FPS 게임을 하지 굳이 영화를 볼 이유가 없다.

감독의 의도는 독특했지만 액션 영화의 재미를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어지러워 몰두하기 힘들다.


거칠게 운전하는 자동차 조수석에 탄 것처럼 멀미가 날 지경이다.

이는 곧 직접 운전하는 것과 다른 사람이 운전할 때 옆에 탄 사람 같은 차이 때문이다.


다행히 후반 액션 장면에는 이런 영상이 많이 등장하지 않는다.

비록 초반 액션 장면이 실망스럽지만 김옥빈의 몸을 아끼지 않는 액션 연기는 높이 살 만하다.


와이어에 매달려 거친 액션을 직접 소화하고 달리는 자동차에서 벌이는 무시무시한 격투 장면은 할리우드 액션물 못지않은 흥분과 긴장감을 선사한다.

내용상 밤 장면이나 어두운 실내 장면이 많이 등장하는데 일부 장면에서는 라이트가 부족해 액션의 디테일이 잘 살아나지 못해 아쉽다.


특히 달리는 마을버스에서 벌이는 격투는 사실감을 떠나 액션과 인물을 명확하게 묘사할 수 있도록 좀 더 많은 조명을 비췄더라면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총격전도 등장하지만 칼과 맨 몸의 육박전이 많다 보니 아무래도 피가 사방으로 튀는 등 잔혹하다.


도끼와 칼을 이용한 싸우는 장면 등은 '아저씨'의 여성판처럼 폭력 수위가 높다.

비록 이야기의 개연성이 떨어지고 촬영 등 아쉬운 점이 보이지만 그래도 여성을 주제로 한 액션의 성격을 잘 살린 작품이다.


1080p 풀 HD의 2.35 대 1 화면비를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화질이 괜찮다.

윤곽선이 깔끔하고 크롬 필터를 이용한 색감이 잘 살아 있다.


DTS X를 지원하는 음향은 채널 분리가 잘 돼 있어서 서라운드 효과가 좋다.

각종 생활 소음이 채널별로 풍성하게 흘러나온다.


부록으로 감독과 배우들의 음성해설, 고사 장면, 액션 연출, 미술, 삭제 장면, 칸영화제 기자간담회, 프리 비주얼 콘티와 예고편 등이 HD 영상으로 수록됐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여주인공을 맡은 김옥빈이 저격하는 장면에 나오는 화장실은 세트다.

FPS 게임 화면 같은 초반 액션 장면은 스턴트맨이 카메라를 부착한 오토바이 헬맷을 쓰고 액션 연기를 하며 촬영. 액션 영화에서 1인칭 시점은 정작 보여줘야 할 액션을 가리는 마이너스 요소다.

정 감독은 원래 악당이 부는 휘파람 곡으로 '섬집 아기'를 사용하고 싶었으나 하지 못하게 돼 '클레멘타인'으로 바꿨다.

김옥빈은 촬영을 위해 3개월 동안 액션스쿨에서 각종 격투기와 무기 사용법 등을 배웠다.

스턴트맨들이 아이스하키 헬멧에 카메라를 부착한 채 촬영한 오토바이 액션 장면도 일장일단이 있다. 위험을 무릅쓰고 근접 촬영해 스릴 있으나 전체를 잡은 일반 액션 영화와 달리 액션 전체를 보는 재미를 떨어뜨린다.

신하균이 악역으로 등장.

제작진은 액션 장면을 3D 모델링 작업으로 먼저 구성한 뒤 이를 토대로 실제 촬영을 했다.

정 감독과 이 영화의 액션 연출을 맡은 권귀덕 무술감독은 서울액션스쿨 8기생들이다.

정 감독의 형인 만화가 정병식이 제작과 각본 작업에 참여했다.

김옥빈은 태권도와 합기도 유단자이기도 하다.

일부 장면은 '니키타'와 '킬 빌'을 연상케 한다.

마을버스 내부에서 벌어지는 싸움은 그린 스크린 촬영을 했다. 촬영은 박정훈 촬영감독이 맡았다.

크로아티아 랩소디
최연진 저
악녀 (2Disc)
악녀 : 블루레이
예스24 | 애드온2


Posted by 울프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