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2018/12 11

메가로돈: 4K 블루레이

메갈로돈, 정확한 학명이 카르카로클레스 메갈로돈인 이 생물은 약 2600만 년 전인 신생대에 살았다는 상어의 조상이다. 그런데 정확한 모습이 알려져 있지 않다. 상어가 연골어류이나 공룡처럼 뼈가 화석으로 남지 않기 때문. 그래서 유일하게 전해지는 것이 3미터에 이르는 거대한 턱뼈와 18센티짜리 이빨뿐이다. 학자들이 이를 토대로 추정한 결과 몸길이가 18미터일 것으로 보고 있다. 크기도 크기지만 턱뼈를 근거로 계산한 무는 힘이 무려 18톤에 이르는 가공할 턱뼈의 위력이다. 육식 공룡의 제왕 티라노사우루스의 무는 힘은 3톤, 공포의 백상아리의 무는 힘은 1.8톤이다. 따라서 18톤이라는 힘은 작은 고래 정도는 가볍게 한 입에 으깰 수 있을만한 힘이다. 특히 메갈로돈의 이빨 화석은 가장자리가 톱니 모양이다. ..

바람불어 좋은 날: 블루레이

옛날 영화는 당시 시대적 상황과 풍경들을 고스란히 보여줘 좋다.내용을 떠나 그때 그 모습을 타임머신 타고 돌아간 것처럼 볼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보면 영화도 민간의 사관처럼 역사를 기록하는 증거물인 셈이다.이장호 감독의 '바람 불어 좋은 날'(1980년)은 한창 서울 강남의 개발 붐이 일던 1970년대 말 80년대 초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한강을 건너는 순간 밭농사 짓던 촌동네가 어느 날 개발 붐을 타고 부촌이 돼 버렸다.덕분에 돈을 번 사람도 있지만 모든 것을 잃고 내몰린 사람도 있다. 영화는 이렇게 희비가 엇갈린 사람들을 다뤘다.부동산 개발 붐을 타고 돈을 버는 악덕 부동산업자와 무작정 잘 살아보겠다고 몸뚱이 하나로 상경한 무지렁이 청춘들이 등장한다. 그렇게 서울로 몰려든 젊은이들은 값싼 노동력의..

시티 오브 갓: 블루레이

브라질의 페르난도 메이렐레스 감독이 만든 '시티 오브 갓'(City Of God, 2002년)은 참으로 충격적이면서도 재기발랄한 영화다. 파울로 린스의 자전적 실화 소설을 토대로 만든 이 작품은 놀랍게도 1970년대 브라질 빈민가를 주름잡은 10대 갱단 두목의 이야기를 담았다. 급격한 도시개발이 진행되던 1960년대말 브라질의 수도 리우데 자네이루 근교에 난개발로 쫓겨난 빈민들이 모여사는 마을이 생긴다. 바로 시티 오브 갓이다. 이름과 어울리지 않게 이곳 사람들의 생활은 처참하다 못해 황당하다.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이곳의 10대들은 어려서부터 범죄를 생활로 받아들인다. 채 10살이 될까말까한 어린아이들도 손에 총을 들고 다니고 웃으며 살인을 한다. 이들의 꿈은 마약판매조직에서 일하는 것. 물론 어려서부..

미인: 블루레이

1970년대와 1980년대 동네 음반점들은 요즘 볼 수 없는 특이한 장사를 했다. 듣고 싶은 노래 목록을 적어서 가져가면 LP를 재생해 카세트테이프에 녹음해 주고 돈을 받았다. 집에서 FM 라디오를 틀어 놓고 카세트테이프로 직접 녹음할 수도 있지만 노래 앞뒤로 치고 들어오는 DJ 멘트가 문제였다. 그래서 원곡을 깨끗하게 듣고 싶을 경우 주로 이용했다. 금지곡 테이프의 추억 싱글이 없는 국내 음반업계의 특징도 이런 장사가 등장할 수 있었던 배경 중 하나였다. 아주 좋아하는 가수가 아닌 이상 듣고 싶은 노래 한 두 곡 때문에 LP나 카세트테이프를 사는 것이 부담스럽던 시절이었다. 동네 음반점의 녹음 서비스는 LP보다 음질이 떨어졌지만 원하는 곡들만 모아서 녹음한 일종의 편집 음반인 셈이어서 만족도가 높았다...

스카이스크래퍼: 4K 블루레이

재난 영화가 성공하려면 볼거리와 함께 캐릭터를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 천재지변이나 요란한 사고가 주는 긴장감 넘치는 상황으로 시선을 붙잡는다면 등장인물들이 갖고 있는 저마다의 사연과 위기상황에서 드러내는 내면의 모습을 통해 보는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된다. 물론 두 가지 중에 더 중요한 것은 캐릭터다. 재난 상황은 오히려 뉴스 화면이 더 자극적일 수 있다. 9.11 때 무너지는 쌍둥이 빌딩은 어떤 영화에서도 보지 못한 충격적이고 압도적인 그림이었다. 결국 등장인물들의 사연과 이야기로 승부를 걸어야 하기 때문에 재난 영화는 어찌 보면 휴먼 드라마인 셈이다. 그런 점에서 로슨 마샬 터버 감독의 '스카이스크래퍼'(Skyscraper, 2018년)는 실패한 재난 영화다. 성공적인 캐릭터 구축에 실패했기 때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