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비추천 DVD / 블루레이 430

신문기자(블루레이)

후지이 미치히토 감독의 '신문기자'(新聞記者, 2019년)는 중요한 두 가지 실제 사건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하나는 2017년 아베 신조 전 총리를 곤혹스럽게 만든 가케학원 스캔들이다. 가케학원 스캔들은 가케학원 재단에서 일본 에히메현 이마바리시에 갖고 있는 오카야마 이과대학에 수의학과를 신설하는 문제를 놓고 내각부가 일본 문부과학부를 압박했다는 내용이다. 일본에서는 52년 동안 대학의 수의학과 신설이 없어서 이를 허용한다는 것 자체가 충분히 특혜 논란을 부를 만했다. 배경에 깔린 아베 전 총리의 가케학원 스캔들 여기에 아베 전 총리와 가케 코타로 가케학원 이사장이 40년 된 친구여서 논란을 더욱 부채질했다. 아베 전 총리는 수의학과 신설 추진 사실을 몰랐다고 부인했지만 2018년 1월 오카야마 이과대..

오퍼나지 비밀의 계단(블루레이)

후안 안토니오 바요나(Juan Antonio Bayona) 감독의 '오퍼나지 비밀의 계단'(El Orfanato, 2007년)은 옛날 고아원 건물에서 일어나는 심령 현상을 다룬 스페인(Spain) 공포물이다. 과거 고아원에서 자랐던 여주인공 로라(벨렌 루에다 Belen Rueda)는 남편과 함께 자신이 자란 고아원 건물로 돌아와 아이들을 위한 보육 시설을 만들려고 한다. 하지만 이상한 사건이 연거푸 일어나면서 급기야 입양한 아들이 사라진다. 그때부터 로라는 아들을 찾기 위해 이상 현상에 맞서 힘든 싸움을 벌인다. 영화는 과거와 현재가 맞물려 돌아가며 과거의 사건이 현재에 영향을 미치는 구조를 이루고 있다. 결국 현재의 사건을 풀려면 마치 '백 투 더 퓨처'처럼 과거로 돌아가 수수께끼를 풀어야 한다. 바요..

21 점프 스트리트(4K 블루레이)

필 로드(Phil Lord)와 크리스 밀러(Christopher Miller)가 공동 감독한 '21 점프 스트리트'(21 Jump Street, 2012년)는 1980년대에 인기를 끈 미국 TV 시리즈를 다시 만든 영화다. 1987년부터 1991년까지 5시즌 동안 방영된 이 시리즈는 범죄 수사를 위해 미국 고등학교에 학생으로 위장해 잠입한 경찰들의 이야기를 다뤘다. 내용도 내용이지만 유명 배우들이 젊은 시절에 출연해 화제가 됐다. 대표적인 경우가 조니 뎁(Johnny Depp)이다. 그는 신인 시절 이 시리즈에 주인공인 잠입 경찰로 출연했다. 조니 뎁 뿐만 아니라 브래드 피트(Brad Pitt) 등도 잠깐 출연하는 등 여러 배우들이 이 시리즈를 무명 시절에 거쳐갔다. 그만큼 미국인들에게는 추억어린 작품이..

햄버거 힐(블루레이)

월남전이 한창이던 1969년 5월 10일 미군의 제101 공수부대는 북베트남과 베트콩이 차지하고 있던 에이자우산의 937 고지를 공격했다. 이 봉우리를 중심으로 베트콩이 자주 출몰하자 이들을 섬멸하기 위한 작전이었다. 그런데 지리적인 상황이 미군에게 아주 불리했다. 경사가 가파른 봉우리는 울창한 나무로 뒤덮인 숲이어서 적이 보이지 않아 공중폭격이 힘들었다. 거기에 북베트남군은 산 전체에 거미줄처럼 땅굴을 파고 숨어 있다가 사방팔방에서 나타나 총질을 했다. 지금은 호찌민시로 이름이 바뀐 사이공에서 관광상품으로 볼 수 있는 월남전 당시 파놓은 땅굴에 들어가 보면 입이 딱 벌어진다. 양쪽 어깨가 벽에 쓸릴 정도로 좁고 낮은 굴을 따라 가보면 커다란 학교, 광장 등이 나오는 등 완전 지하도시를 방불케 한다. 어..

클로버필드(블루레이)

손에 카메라를 들고 달리면서 찍은 핸드헬드 영화는 대화면에서 보면 최악이다. 50, 60인치 TV에서는 별로 티가 나지 않을 수 있지만 100인치 넘어가는 대화면으로 보면 커다란 화면이 물결치듯 출렁이기 때문이다. 핸드헬드로 찍은 영상을 프로젝터를 이용해 100인치 이상으로 보면 마치 바이킹을 타고 영화를 보는 것처럼 세상이 요동치고 거센 파도 위에 흔들리는 조각배를 탄 것처럼 멀미가 난다. 하물며 수백 인치 사이즈가 넘어가는 극장에서라면 더 말할 게 없다. 끔찍한 멀미 유발자 맷 리브스 감독의 '클로버필드'(Cloverfield, 2008년)가 그런 영화다. 이 작품은 멀미가 모든 것을 덮어버리는 영화다. 오죽했으면 관객들이 하도 멀미를 호소해서 미국과 우리나라에서 극장 개봉 시 매표소에 멀미 주의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