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카펜터 감독의 '괴물'(The Thing, 1982년)은 보이지 않는 존재가 가져오는 극한의 공포를 긴장감 넘치게 묘사한 수작이다.
존 캠벨 주니어의 원작을 토대로 1951년 제작된 영화를 리메이크한 이 작품은 남극의 과학기지에 스며든 정체모를 괴물과 기지원들의 사투를 다뤘다.
1980년대 작품인 만큼 특수효과가 뛰어나거나 사실적인 컴퓨터 그래픽이 등장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폐쇄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싸움이 전달하는 숨 막히는 긴장감이 모든 볼거리를 압도한다.
그래서 이 작품이 더 빛난다.
영화를 보다 보면 1979년 개봉한 리들리 스코트 감독의 '에이리언' 영향을 받은 장면들이 곳곳에 보인다.
그런 점에서 독창성은 떨어지지만 보는 공포심을 자극하는 카펜터 감독 특유의 연출력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이 작품이 강조하는 것은 낯선 존재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다.
이것이 사회에서는 나와 다른 존재에 대한 차별, 즉 이방인부터 인종 차별과 종교 차별 등으로 이어진다.
아울러 낯선 존재에 대한 두려움 못지않게 사람들을 공포로 몰고 가는 것은 익숙한 존재에 대한 의심이다.
외양은 똑같지만 내부의 괴물이 들어 있을까 봐 서로가 서로를 의심한다.
이는 마치 1950년대 광풍처럼 불었던 매카시즘을 연상케 한다.
공산주의자를 뿌리 뽑겠다는 생각으로 서로가 서로를 의심하고 밀고하게 만든 매카시즘 역시 다른 생각을 인정하지 않는 사상적 독재와 다름없다.
그런 점에서 이 작품은 참으로 흥미롭다.
외양이 다른 낯선 존재와 겉모습은 똑같지만 생각이 다른 익숙한 존재에 대한 공포를 양날의 칼처럼 다루고 있다.
이 같은 두려움은 영화가 보여주듯 결국 파멸로 귀결된다.
최근 국내 출시된 4K 블루레이 타이틀은 4K와 일반 블루레이 등 2장의 디스크로 구성됐다.
2160p UHD의 2.35 대 1 화면비를 지원하는 4K 타이틀은 화질이 좋다.
오래된 영화인데도 불구하고 잡티나 스크래치 하나 없이 말끔한 영상을 보여준다.
윤곽선도 깔끔하다.
DTS X를 지원하는 음향은 서라운드 효과가 압권이다.
소리의 이동성과 방향감이 좋아서 리어 채널에서 프런트로 넘어가는 UFO의 비행 소리를 훌륭하게 재현한다.
부록으로 감독과 배우의 음성해설, 제작과정, Outtakes 등이 들어 있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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