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당산대형'(The Big Boss, 1971년)은 홍콩이 낳은 세계적 스타 이소룡을 널리 알린 시발점이 된 작품이다.
이소룡은 미국에서 직접 창시한 무술 절권도를 알리기 위해 영화 출연을 시도했으나 잘 되지 않자 실의에 빠진 채 홍콩으로 건너갔다.
당시 홍콩에서는 이소룡이 주인공을 돕는 운전사 겸 조수 카토로 출연한 미국 TV시리즈 '그린호넷'이 방영되면서 인기를 끌었다.
신생 영화사였던 골든하베스트는 이를 눈여겨보고 이소룡에게 영화 제작을 제의했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작품이 바로 '당산대형'이다.
중국 당산 출신의 청년이 일자리를 찾아 태국으로 왔다가 마약밀매단을 깨부수는 내용이다.
이소룡은 열악한 제작 환경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촬영했고, 덕분에 홍콩뿐 아니라 아시아에서 대대적인 반향을 일으키며 인기를 끌었다.
이 작품의 인기 비결은 역시 호쾌한 이소룡의 액션이다.
과장된 몸짓과 표정 등 당시 중국 경극의 전통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 한계는 있지만 전광석화 같은 이소룡의 액션은 당시 중국 무협영화들과 달리 굉장히 사실적이다.
특히 이소룡은 이 작품에서 구사한 무술이 카메라 장난을 통한 눈속임이 아니라 실제라는 것을 확인시키기 위해 원 컷으로 찍도록 요구했고 여러 장면에서 빠른 그의 발놀림과 손동작을 볼 수 있다.
뒤에 나오는 '정무문' '맹룡과강' '용쟁호투' 등과 달리 이소룡이 칼과 톱 등 무기를 사용해 적을 잔인하게 죽이는 장면과 베드신 등이 등장하는 점도 이채롭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 작품의 의의는 풋풋한 이소룡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이다.
이 작품 개봉 2년 뒤인 1973년 7월 20일, 이소룡은 약물 과민 반응에 따른 뇌부종으로 34세에 세상을 떴다.
국내에서는 1973년 7월에 두 번째 작품 '정무문'이 개봉하면서 이소룡이라는 이름 석 자를 처음 알렸을 때, 그는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다.
이 작품은 국내에서 '정무문' 개봉 석 달 뒤인 73년 10월 스카라 극장에서 개봉했고, 이어 그해 말 '용쟁호투'가 상영되면서 이소룡 붐을 일으켰다.
4K 리마스터링을 거쳐 출시된 블루레이 타이틀은 과거 홍콩판 DVD에 등장하는 톱으로 사람 머리를 찍는 등 일부 잔혹한 장면이 삭제됐다.
희한한 것은 상영 시간이다.
잔혹한 장면이 나오는 홍콩판 DVD는 95분인데, 4K 블루레이 타이틀은 100분이다.
살펴보니 도박장의 속임수를 폭로하는 장면 등 드라마 요소가 더 늘어났다.
2160p UHD의 2.35 대 1 화면비를 지원하는 4K 블루레이 타이틀은 화질이 괜찮다.
기존 블루레이보다 화면이 밝아지면서 색깔이 더 옅어졌다.
무려 41년 전 작품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생각보다 좋은 편이다.
DTS-HD 7.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서라운드 효과가 두드러지지 않는다.
음량을 지나치게 과장했다.
특히 이 작품은 원래 이소룡 특유의 괴조음이 들어가 있지 않은데 블루레이 타이틀은 이를 인위적으로 집어넣어 오히려 귀에 거슬린다.
부록으로 주성치가 말하는 이소룡, 영화감독 동위가 말하는 이소룡 등이 한글자막과 함께 들어있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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