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나단 리브스만 감독의 '타이탄의 분노 3D'는 여러가지로 실망스런 영화다.
초인적 힘을 지닌 제우스의 아들 페르세우스가 지옥의 감옥에 갇힌 신들의 왕 제우스를 구해내고, 풀려난 크로노스와 대결을 펼치는 내용.
하지만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외눈박이 거인 사이클롭스, 키메라 등 컴퓨터그래픽으로 화려하게 치장한 괴물들이 나와서 시종일관 귀가 먹먹할 정도로 때려부수는 장면 외엔 남는게 없다.
그만큼 물량 공세로 승부를 건다.
덕분에 전작보다 3D 효과는 요란하다.
특히 대장장이 신인 헤파이스토스가 설계한 거대한 지옥의 지하 감옥 타르타로스와 불을 내뿜는 키메라, 거대한 크로노스 등의 모습은 입체 효과가 두드러진다.
하지만 놀이 공원도 아니고, 입체 효과만으로 승부를 걸 수는 없는 일.
결정적으로 내용이 빈약하다.
그리스 신화를 멋대로 왜곡한 설정부터 부성애를 강조하기 위한 억지스런 이야기까지 진부한 구성으로 일관한다.
그리스 신화는 오만가지 신들이 사람들과 함께 어울리며 반면교사 역할을 하는 것이 특징인데, 이 영화 속 신들은 그렇지 못하고 그들만의 세계에서 따로 논다.
그 바람에 흥미나 공감을 상실한 채 영화는 상영시간 내내 키를 잃고 제멋대로 표류한다.
오히려 끝나는 시간이 반가울 정도.
한마디로 3D 효과 외에는 남는게 없는, 고만고만한 오락 영화의 한계를 보여 준 영화다.
더 이상 물량 공세로만 승부해서 관객의 호주머니를 터는 짓은 그만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