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뚫어진 제자를 선생이 바른 길로 인도하는 이야기는 1955년 리차드 브룩스 감독의 '폭력교실'(http://wolfpack.tistory.com/entry/폭력교실) 이후 숱하게 되풀이된 소재다.
그래서 윤종찬 감독이 동어반복적인 이야기를 피하기 위해 꺼내든 카드는 실화와 클래식이다.
조폭 출신 고교생이 노래를 기가 막히게 잘 부르는 덕분에 성악가로 거듭나는 이야기는 예전 TV 프로그램 '스타킹'에 출연해 노래를 불렀던 고교생 김호중 군의 실제 이야기다.
윤 감독은 그를 여러 번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고, 선생의 격려와 전폭적인 지원으로 마음을 돌렸다는 대목에서 모티브를 가져 왔다.
당시 그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김 군의 모습이 기억나는데, 영화에서는 전혀 다르게 생긴 이제훈이 김 군 역할을 맡았다.
이 작품에선 사투리를 써가며 불량스런 조폭 흉내를 곧잘 냈다.
음악 선생은 노래 잘 부르기로 유명한 한석규가 맡아 직접 노래도 불렀다.
지금도 고교 시절 봤던 1984년 강변가요제를 뚜렷이 기억하는데, 당시 한석규는 덧마루라는 밴드에 보컬로 참여해 '길 잃은 친구에게'라는 노래로 장려상을 받았다.
당시 84년 강변가요제 대상은 4막5장이라는 듀엣으로 출전해 'J에게'를 부른 이선희였고, '여름그리기'를 불러 은상을 받은 손정희 등이 출전한 쟁쟁한 대회였다.
그 틈에서 수상한 실력답게 한석규는 이 작품에서 부드러운 음성으로 '행복을 주는 사람'을 잘 불렀다.
문제는 노래.
푸치니의 오페라를 불러야 하는 만큼 만만찮은 성악 실력이 필요하다보니 결국 이제훈의 노래는 립싱크 처리됐다.
이제훈이 노래 부르는 연기를 꽤 그럴듯 하게 잘 하긴 했지만 실제 부른게 아니라는 것을 여실히 알 수 있다보니 아무래도 몰입하기 힘든 한계가 있다.
그렇다고 음악이나 노래로 강렬하게 마음을 사로잡는 임팩트도 부족했다.
여기에 만화처럼 희화화된 선생 커플과 조폭들 이야기 등 양념처럼 넣은 몇 가지 에피소드들은 웃음을 주긴 하지만 작위적이고, 후반부는 지나치게 늘어진다.
더불어 강소라가 연기한 여성캐릭터도 비중이 지나치게 낮아 굳이 왜 넣었을까 의아하다.
결국 실화와 클래식이라는 차별화 요소가 크게 두드러지지 않다 보니, 비슷한 소재와 이야기를 지닌 권형진 감독의 '호로비츠를 위하여'(http://wolfpack.tistory.com/entry/호로비츠를-위하여), 커스틴 쉐리단 감독의 '어거스트 러쉬'(http://wolfpack.tistory.com/entry/어거스트-러쉬), 조 라이트 감독의 '솔로이스트'(http://wolfpack.tistory.com/entry/솔로이스트)등과 차별화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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