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볼 만한 DVD / 블루레이

피에타 (블루레이)

울프팩 2013. 3. 31. 15:20
언제나 범상치 않은 내용을 선보이는 김기덕 감독이 지난해 만든 '피에타'(2012년, http://wolfpack.tistory.com/entry/피에타) 역시 충격적이다.
돈을 빌려간 사람을 불구로 만들어 보험비를 타내는 지독한 사채업자 하수인 강도(이정재)에게 어느날 불쑥 아기때 버리고 떠난 어머니(조민수)가 나타나면서 삶의 변화가 일어나는 내용이다.

김 감독은 이 작품을 통해 "극단적 자본주의의 세계를 이야기"하고 싶었단다.
그가 말하는 극단적 자본주의란 돈 때문에 사람이 목숨을 버려야 하는 사회다.

결국 남을 그 지경까지 몰아가면서 영혼을 좀 먹는 악당들도 김 감독 입장에서 보면 가해자이면서 피해자이다.
그래서 이 작품에는 그들을 향한 김 감독의 연민이 보인다.

즉, 정에 굶주린 사람들이 정 때문에 내몰리고 비참하게 구겨지는 과정을 김 감독 특유의 냉정하고 잔혹한 영상으로 담았다.
예전 초기 작품들에 비하면 가학적인 묘사들이 많이 완화됐지만 그 상황이 빚어내는 불편함은 여전하다.

그럼에도 추리소설처럼 아귀가 맞아 들어가며 숨겨진 복수의 실체가 드러나는 과정은 참으로 치밀하다.
그렇기에 지난해 베니스 국제영화제는 황금사자상을 김 감독에게 선사했다.

여전히 거친 프레임 속에 날 것 그대로의 야수성이 꿈틀대는 김 감독의 특징이 잘 살아 있는 작품이다.

1080p 풀HD의 1.85 대 1 와이드스크린을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화질이 괜찮다.
조도가 낮은 장면에서는 입자가 거칠지만 전체적으로 윤곽선이 깔끔하고 무채색에 가까운 영상 톤이 잘 살아 있다.

DTS-HD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서라운드 효과가 강조되진 않았다.
부록으로 김 감독과 조민수 이정진의 음성해설, 인터뷰, 김 감독의 작품세계, 베니스 영화제 풍경과 제작보고회 등이 들어 있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포착한 장면들>
* play 표시가 있는 사진은 play 버튼을 누르면 관련 동영상이 나옵니다.*
김기덕 감독은 이 작품으로 제 69회 베니스영화제 그랑프리인 황금사자상을 받았다. 그는 2011년 '아리랑'으로 칸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그랑프리, 2004년 '사마리아'로 베를린영화제 감독상을 받으며 세계 3대 영화제에서 모두 수상했다.
청계천 세운상가 부근 작은 금속공장들을 배경으로 촬영.
조민수가 구원의 여인 역을 맡아 오랜만에 스크린에 얼굴을 내밀었다. 그동안 크고 작은 작품에 출연하긴 했지만 이만큼 대중적으로 알려진 작품에 나온 것은 오랜만이다.
'수취인불명'처럼 김기덕 특유의 패악적인 영상들은 여전하다.
이정진의 변화를 보여주기 위해 삽입한 채무자의 기타 연주 등은 지나친 센티멘탈리즘이다. 건물 높이를 줄자로 재고 희생자의 체중을 묻는 장면도 자연스럽지 못하다.
불쌍한 가해자이면서 피해자를 연기한 이정진. 지나치게 강조한 그의 눈 화장이 부담스럽다.
김 감독은 10년전 바티칸을 방문해 미켈란젤로의 피에타상을 봤다고 한다.
거칠고 차가운 금속 기계들은 자본주의 상징이자 인간성이 시들어가는 공간이기도 하다. 이를 김 감독은 무채색에 가까운 영상으로 잘 표현했다.
김감독의 그로테스크한 영상이 잘 살아 있는 장면. 전작들에 비하면 직접적인 잔혹 묘사는 많이 줄었다.
양평 운길산에 위치한 수종사에서 촬영한 장면. 이 곳은 두물머리를 내려다보며 마시는 차 맛이 일품이다. 이정진이 휠체어를 들어올리는 장면은 파이프를 끼워 셋이서 들어올려 찍었다.
두 대의 카메라를 동원해 빠르게 촬영했다.
두 대의 카메라 중 메인은 조영직 촬영감독이 잡고, 하나는 김 감독이 맡아 직접 촬영했다.
초반 자살하는 청년 역할은 시나리오에 원래 얼굴이 보이지 않는 것으로 돼 있었으나 촬영하면서 수정. 시나리오가 촬영하면서 많이 바뀌었다.
꽃이 있는 식탁
고은경 저
피에타
피에타 : 블루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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