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에 대한 기대가 컸는 지, 반대로 그가 느낀 부담이 좋지 않게 작용했는 지 모르겠지만 이번에 봉 감독이 새로 내놓은 영화 '설국열차'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살인의 추억'을 필두로 '괴물' '마더' 등 일련의 작품들이 나름 기대를 충족시켰기에 이 작품 역시 기대가 컸는데, 기대치를 너무 높였던 모양이다.
내용은 지구에 한파가 몰아쳐 빙하기를 맞은 뒤 무한궤도를 달리는 열차에서 살아가는 사람들 이야기다.
재산 규모에 따라 앞 칸은 돈 많은 사람들이 차지해 쾌적한 생활을 하고, 소위 꼬리로 불리는 뒷 칸은 가난한 사람들의 전쟁터다.
결국 빈자들은 열악한 생활을 견디다 못해 앞 칸으로 쳐들어가려는 반란을 모의한다.
그때부터 열차는 고지를 향해 달려가는 병사를 실은 전투열차가 돼버린다.
달리는 열차는 인간들의 생태계를 옮겨 놓은 축소판이다.
공간이 제한된 만큼 대두되는 인구과잉과 식량 부족 문제, 온난화와 한파로 상징되는 에너지 문제, 가진자와 못가진 자의 갈등을 야기하는 빈부격차 문제 등 현재 인류 사회가 안고 있는 갖가지 문제들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그만큼 전세계 어디서나 설국열차가 안고 있는 문제점과 주제에 쉽게 공감할 만 하다.
즉,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각종 갈등의 축소판인 만큼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이 같은 문제를 위해 영화가 제시한 해답은 파격적이다.
그만큼 인류가 안고 있는 문제들이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할 만큼 심각하기 때문일 수 있다.
여기에서 새 판을 꿈꾸는 세력과 기존 시스템을 유지하려는 세력 간에 보이지 않는 갈등도 절묘하게 다뤘다.
그러나 훌륭한 소재와 주제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이해하기 힘든 부분들이 있다.
일부 등장인물들의 관계와 배경, 설국열차 세계의 메카니즘 등은 설명이 충분하지 않다.
아무리 SF라지만 원자력으로 추측케 하는 기차의 무한 에너지, 끊임없이 제공되는 육고기와 각종 공업용품 문제 등은 어떻게 해결하는 지 알 길이 없다.
거기에 태평양을 가르지르는 기차라면 추측컨대 해저로 통과할 텐데, 에카테리나 다리를 건너 나타나는 몇 분에 불과한 터널이 어떻게 궤도에서 가장 긴 터널이 될 수 있는 지 의문이다.
별명이 봉테일로 통하는 봉준호 감독의 성격을 감안하면 대충 넘어간 부분은 아닌 듯 싶다.
어떤 이유로 설명이 불충붕한 작품이 됐는 지 궁금하다.
아울러 송강호와 고아성 등 우리 배우들이 연기한 배역에 대한 아쉬움도 있다.
'살인의 추억'에서 송강호와 '마더'에서 김혜자는 두 배우가 아니면 캐릭터의 맛을 살리기 힘들다.
다른 배우들이 '살인의 추억'에서 형사 역할이나 '마더'에서 김혜자 역할을 할 수도 있겠지만, 과연 송강호와 김혜자가 주는 느낌이 살아날 지는 의문이다.
그런데 이 작품에서는 송강호나 고아성의 역할이 꼭 해당 배우가 아니어도 상관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만큼 배우와 캐릭터의 궁합이 맞아 떨어지지 않는다.
다국적 인종이 탄 인류의 마지막 구원열차라는 점을 감안하면 다양한 사람들이 필요했겠지만, 차라리 송강호보다는 외국 배우를 썼더라면 굳이 목에 이상한 통역장치를 댈 필요도 없고 자연스러웠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반면 이 작품의 시각적 효과는 뛰어나다.
기존 우리 영화들의 컴퓨터 그래픽이 어설펐는데 450억원이 넘는 한국 영화 사상 최대 제작비를 들인 덕분에 특수 효과는 뛰어나다.
특히 대형 짐벌을 이용해 실제 기차 내부의 움직임을 실감나게 재현한 장면과 후반부 장관을 이루는 장면 등은 어색함이 전혀 없고 자연스럽다.
여기에 무채색에 가까운 영상 또한 긴박한 영화 분위기와 잘 어울려 강렬한 인상을 심어 줬다.
다만 기차라는 폐쇄 공간이 주는 답답함은 어쩔 수 없다.
기대에도 불구하고 장점과 단점이 어우러지면서 아쉬운 작품이 돼버렸지만, 전세계 시장을 겨냥한 만큼 좋은 결과가 나와서 한국 영화들이 세계로 뻗어나가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 play 표시가 있는 사진은 play 버튼을 누르면 관련 동영상이 나옵니다.*
'살인의 추억'을 필두로 '괴물' '마더' 등 일련의 작품들이 나름 기대를 충족시켰기에 이 작품 역시 기대가 컸는데, 기대치를 너무 높였던 모양이다.
내용은 지구에 한파가 몰아쳐 빙하기를 맞은 뒤 무한궤도를 달리는 열차에서 살아가는 사람들 이야기다.
재산 규모에 따라 앞 칸은 돈 많은 사람들이 차지해 쾌적한 생활을 하고, 소위 꼬리로 불리는 뒷 칸은 가난한 사람들의 전쟁터다.
결국 빈자들은 열악한 생활을 견디다 못해 앞 칸으로 쳐들어가려는 반란을 모의한다.
그때부터 열차는 고지를 향해 달려가는 병사를 실은 전투열차가 돼버린다.
달리는 열차는 인간들의 생태계를 옮겨 놓은 축소판이다.
공간이 제한된 만큼 대두되는 인구과잉과 식량 부족 문제, 온난화와 한파로 상징되는 에너지 문제, 가진자와 못가진 자의 갈등을 야기하는 빈부격차 문제 등 현재 인류 사회가 안고 있는 갖가지 문제들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그만큼 전세계 어디서나 설국열차가 안고 있는 문제점과 주제에 쉽게 공감할 만 하다.
즉,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각종 갈등의 축소판인 만큼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이 같은 문제를 위해 영화가 제시한 해답은 파격적이다.
그만큼 인류가 안고 있는 문제들이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할 만큼 심각하기 때문일 수 있다.
여기에서 새 판을 꿈꾸는 세력과 기존 시스템을 유지하려는 세력 간에 보이지 않는 갈등도 절묘하게 다뤘다.
그러나 훌륭한 소재와 주제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이해하기 힘든 부분들이 있다.
일부 등장인물들의 관계와 배경, 설국열차 세계의 메카니즘 등은 설명이 충분하지 않다.
아무리 SF라지만 원자력으로 추측케 하는 기차의 무한 에너지, 끊임없이 제공되는 육고기와 각종 공업용품 문제 등은 어떻게 해결하는 지 알 길이 없다.
거기에 태평양을 가르지르는 기차라면 추측컨대 해저로 통과할 텐데, 에카테리나 다리를 건너 나타나는 몇 분에 불과한 터널이 어떻게 궤도에서 가장 긴 터널이 될 수 있는 지 의문이다.
별명이 봉테일로 통하는 봉준호 감독의 성격을 감안하면 대충 넘어간 부분은 아닌 듯 싶다.
어떤 이유로 설명이 불충붕한 작품이 됐는 지 궁금하다.
아울러 송강호와 고아성 등 우리 배우들이 연기한 배역에 대한 아쉬움도 있다.
'살인의 추억'에서 송강호와 '마더'에서 김혜자는 두 배우가 아니면 캐릭터의 맛을 살리기 힘들다.
다른 배우들이 '살인의 추억'에서 형사 역할이나 '마더'에서 김혜자 역할을 할 수도 있겠지만, 과연 송강호와 김혜자가 주는 느낌이 살아날 지는 의문이다.
그런데 이 작품에서는 송강호나 고아성의 역할이 꼭 해당 배우가 아니어도 상관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만큼 배우와 캐릭터의 궁합이 맞아 떨어지지 않는다.
다국적 인종이 탄 인류의 마지막 구원열차라는 점을 감안하면 다양한 사람들이 필요했겠지만, 차라리 송강호보다는 외국 배우를 썼더라면 굳이 목에 이상한 통역장치를 댈 필요도 없고 자연스러웠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반면 이 작품의 시각적 효과는 뛰어나다.
기존 우리 영화들의 컴퓨터 그래픽이 어설펐는데 450억원이 넘는 한국 영화 사상 최대 제작비를 들인 덕분에 특수 효과는 뛰어나다.
특히 대형 짐벌을 이용해 실제 기차 내부의 움직임을 실감나게 재현한 장면과 후반부 장관을 이루는 장면 등은 어색함이 전혀 없고 자연스럽다.
여기에 무채색에 가까운 영상 또한 긴박한 영화 분위기와 잘 어울려 강렬한 인상을 심어 줬다.
다만 기차라는 폐쇄 공간이 주는 답답함은 어쩔 수 없다.
기대에도 불구하고 장점과 단점이 어우러지면서 아쉬운 작품이 돼버렸지만, 전세계 시장을 겨냥한 만큼 좋은 결과가 나와서 한국 영화들이 세계로 뻗어나가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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