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상수 감독의 '다른 나라에서'(2011년)는 이자벨 위페르가 출연해서 화제가 된 작품이다. 그의 영화 중에 외국인이 주인공으로 나온 작품도 처음이거니와, 프랑스의 유명한 여배우가 주인공을 맡았으니 관심을 끌 수 밖에 없다. 평소 홍 감독 영화를 좋아한 위페르는 출연 제의를 받았을 때 흔쾌히 응했고, 저예산 영화라는 점을 알고 매니저나 코디네이터 일체 거느리지 않고 혼자 방한했단다. 영화는 보이지 않게 연결된 서로 다른 3편의 이야기로 구성돼 있다. 배우와 장소만 동일할 뿐 그들이 빚어내는 상황과 이야기는 제각각이다. 다만 등대, 우산, 해변, 안전요원, 텐트, 펜션 등 어떤 요소들이 공통적으로 얼굴을 내밀며 마치 토막난 꿈처럼 각기 다른 단편이지만 연결성을 암시한다. 홍 감독의 영화가 언제나 그렇듯 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