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이병헌 22

매그니피센트 7(블루레이)

서부극 '황야의 7인'이나 전쟁영화 '대탈주'는 어려서 TV '주말의 명화' 시간에 봤던 영화 중 아주 좋아하는 작품이다. 두 작품은 특히 설이나 추석 같은 명절 때 틀어주던 '특선영화'에도 여러 번 나왔는데 스티브 맥퀸, 제임스 코번, 찰스 브론슨 등은 두 작품 모두에 출연했다. 두 작품을 좋아했던 이유는 이야기도 재미있지만 명배우들이 무더기로 나왔기 때문이다. 당시에 기라성 같은 배우들이 대거 출연하는 작품들이 많지 않았는데 이 두 작품은 마치 올스타전을 보는 것 같았다. 그 중에서도 1960년 존 스터지스 감독의 '황야의 7인'은 율 브린너, 스티브 맥퀸, 찰스 브론슨, 제임스 코번, 로버트 본, 호르스트 부흐홀츠 등이 쉽게 잊혀지지 않을 강렬한 연기를 선보였다. 덕분에 이 작품은 원작인 일본의 구..

터미네이터 제네시스(블루레이)

'터미네이터' 시리즈는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원안을 쓴 1,2편에서 종결됐어야 했다. 액션과 SF를 적절하게 버무린 이 작품은 1,2편에서 보여줄 것들을 모두 보여줬다. 미래의 기계 인간이 타임머신을 타고 날아와 역사를 바꾸려는 시도와 이에 맞선 인간들의 처절한 싸움은 구성이나 이야기 모두가 기발했다. 여기에 아놀드 슈왈제네거, 마이클 빈, 린다 해밀튼 등 세 배우가 보여준 화학적 결합도 훌륭했다. 워낙 이야기 구성이 뛰어나다 보니 요즘보다 현격하게 떨어지는 특수효과도 흠이 되지 않았다. 아놀드도 나이가 들고 다른 배우들은 더 이상 예전의 젊고 역동적인 모습을 보여주기 힘든 지금 굳이 컴퓨터그래픽으로 예전 배우들의 젊었던 시절을 되살려가며 무리를 할 필요가 없다. 1,2편 이후 나온 이야기는 모두 사족에..

스물 (블루레이)

이병헌 감독의 '스물'(2015년)은 이제 막 성인으로 접어든 청춘들에게 바치는 재치있는 송가다. 김우빈 이준호 강하늘 세 배우가 연기한 극 중 세 명의 청년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20대 젊은이들을 대표한다. 진로에 대한 고민과 이성에 대한 호기심, 사랑과 실연의 상처 등이 서로 얽히며 웃음 보따리를 풀어 놓는다. 무엇보다 이 작품은 딱히 무게잡고 '청춘이란 이런거야' 식의 진지한 메시지를 던지려 하지 않아서 좋다. 자연스럽게 그 또래들이 겪을 만한 이야기를 통해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만든다. 굳이 힘 주지 않고 편하게 웃으면서 즐기다 보면 지나간 20대 기억이 아련하게 스쳐 지나가며 되돌아 보게 만드는 점이 이 영화의 매력이다. 이 감독이 직접 각본을 썼는데 각각 개성 있는 세 명의 캐릭터를 맛깔..

스물

"누가 스무살이 좋을 때래?" 영화 속 동우(준호)가 내뱉는 대사가 이병헌 감독의 '스물'이 어떤 영화인 지 말해 준다. "그때가 좋은 때"라고 지나가듯 말하는 어른들의 얘기에 과연 그런지 반문하듯 전개되는 영화다. 그런데 그 내용이 안타까운 현실을 반영하면서도 배꼽빠지게 웃기고 재미있다. 고교 친구인 치호(김우빈), 경재(김하늘), 동우(준호) 세 친구가 맞는 스무살은 어른들이 생각하듯 마냥 푸르고 즐겁지 많은 않다. 연애는 뜻대로 되지 않고 꿈을 향한 길은 멀다. 그렇게 좌충우돌 깨지고 부딪치며 넘어지고 일어서는 과정이 웃기면서도 안타깝다. 그럼에도 절대 심각하지 않고, 천연덕스럽게 Y담을 섞어 자조하며 넘기는 것도 어찌보면 청춘이기에 가능하다. 버디 무비의 형식을 띠면서도 이들이 빚어내는 갖가지 에..

영화 2015.03.27

레드 : 더 레전드

* play 표시가 있는 사진은 play 버튼을 누르면 관련 동영상이 나옵니다.* 재료가 좋다고 요리가 맛있는 것은 아니다. 딘 패리소트 감독의 '레드 : 더 레전드'(RED 2, 2013년)가 그런 영화다. 출연진을 보면 화려하다. 브루스 윌리스, 존 말코비치, 헬렌 미렌, 메리 루이스 파커에 안소니 홉킨스와 캐서린 제타 존스, 여기의 우리 배우 이병헌까지 스타 백화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유명 배우들이 대거 출동했다. 하지만 영화의 구성과 전개는 결코 배우들의 이름값을 따라가지 못한다. 게임처럼 액션에만 초점을 맞추다 보니 이야기의 개연성이 부족해 설득력이 떨어진다. 악당의 지나치게 관용적인 행동이나 주요 정보를 키스 한 방에 넘어가 술술 불고, 폭탄을 아무도 모르게 감쪽같이 설치하는 장면 등..

영화 2013.07.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