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일본 55

미드웨이(블루레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은 일본에게 진주만 기습을 당해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이를 만회하고자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은 도쿄 공습을 지시했다. 이에 두리틀 중령이 이끄는 미군 폭격기들은 항공모함에서 발진해 도쿄를 공습했다. 여기 충격을 받은 일본은 미 항모를 격멸하기 위한 작전을 입안했다. 이 작전이 바로 제2차 세계대전당시 태평양 전역, 즉 태평양 전쟁의 향배를 바꾼 미드웨이 공격이다. 일본 해군의 연합함대 사령장관이었던 야마모토 이소로쿠 제독은 진주만 기습 당시 미 해군의 항모를 하나도 격침하지 못한 것을 가장 애통해하며 미 항모를 잡기 위한 작전을 줄기차게 주장했다. 1942년 6월4~7일까지 나흘간 벌어진 미드웨이 공격은 야마모토 제독의 미 해군 항모 절멸 작전을 토대로 입안됐다. 태평양 전..

불량소녀 너를 응원해(블루레이)

일본의 대학 입시 제도는 우리와 비슷하다. 우리나라의 수학능력평가시험과 비슷한 대학입시센터시험을 매년 1월 중순 토, 일요일에 이틀 동안 치러서 이 성적을 기본으로 대학에 지원한다. 보통 센터시험이라고 줄여서 표현하는 이 시험은 매년 평균 약 50만 명의 학생이 치른다고 하니 경쟁이 치여하다. 수험 과목은 3~5과목 정도. 과목수가 다른 것은 대학별로 성적을 요구하는 과목수가 약간씩 다르기 때문이다. 물론 센터시험이 전부는 아니다. 일부 대학은 센터시험 성적으로만 뽑기도 하지만 일부 대학은 1차에 센터시험 성적을 토대로 거른 뒤 2차로 대학별 본고사를 본다. 더러 센터시험 성적을 무시하고 아예 본고사만 치르는 대학도 있다. 그런 점에서 우리보다 입시제도가 다양한 편. 그런데 2020년부터 일본의 센터시험..

태양의 노래(블루레이)

불치병에 걸린 여학생을 사랑하는 남학생의 가슴아픈 사랑이야기는 1970년대 우리 학원물에서 흔히 보던 소재다. 당시 이덕화, 임예진이 출연했던 '진짜진짜 좋아해' '진짜진짜 잊지마' '진짜진짜 미안해' 등 '진짜진짜' 시리즈는 이 같은 소재로 인기를 끌었다. 코이즈미 노리히로 감독의 '태양의 노래'(Midnight Sun, 2006년)도 불치병을 앓는 여고생과 남학생의 눈물겨운 사랑이야기라는 소재만 놓고보면 70년대 우리 학원물과 비슷하다. 그러나 70년대 우리 학원물처럼 억지로 눈물을 쥐어짜는게 아니라 깔끔하고 단정하게 이야기를 끌어간다는 점이 다르다. 특이한 것은 여주인공의 질병. 가수 유이가 연기한 주인공 카오루는 Xeroderma Pigmentosum이라는 희귀한 병을 앓는다. 줄여서 XP로 부르..

위 아 엑스(블루레이)

헤비메탈의 시대는 갔다.더 이상 라디오에서는 헤비메탈을 틀지 않고 음반점에서도 메탈 음반을 찾기 힘들다. 1980년대는 FM 라디오에서도 메탈 발라드를 심심찮게 틀어줄 만큼 헤비메탈이 인기였다.메탈 곡들이 빌보드 차트 상위를 심심찮게 점령했고 수시로 메탈 음반이 쏟아져 나올 만큼 메탈의 전성기였다. 그때 등장한 엑스재팬(X-japan, 엑스저팬)은 1990년대까지 일본과 한국에서 엄청난 인기를 누렸다.그들은 외모를 이상하게 꾸민 비주얼 록을 지향했지만 음악성의 뿌리는 록, 특히 공격적이며 차가운 분노를 담은 헤비메탈에 가까웠다. 더블베이스를 앞세운 박력 넘치는 파워 드럼, 속사포 같은 기타에 유려한 피아노 선율이 더해져 그들만의 독특한 음악세계를 만들었다.보컬이 약하다는 소리를 듣기도 했지만 좋게 보면 ..

하나비 (블루레이)

기타노 다케시의 초창기 영화들, '소나티네' '하나비' '그 남자 흉폭하다' 등을 보면 일본 애니메이션을 보는 것 같다. 전통적인 일본 애니메이션의 특징은 서양 애니메이션, 특히 할리우드 애니메이션과 달리 정적인 이미지의 연결이라는 점이다. 즉 프레임 내 다양한 움직임의 변화를 시도하기보다는 마치 정지 사진을 보는 듯한 프레임들이 점프 컷으로 이어진다. 마치 만화책을 옮겨 놓은 듯한 구성이다. 기타노 다케시 감독의 초창기 폭력영화들도 이런 느낌을 자아낸다. 잔잔하게 흘러가던 이야기 중간에 느닷없이 돌출 화면처럼 급작스럽게 폭력 장면이 이어진다. 빤히 상대를 쳐다보다가 느닷없이 총을 뽑아 쏘거나 상대를 공격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당황스러울 수 있지만 나름 시각적 충격을 줄 수 있는 연출과 편집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