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2014/03 13

킥 애스2 (블루레이)

이 시리즈물의 주제가는 가슴이 뛰게 만든다. 헨리 잭맨이 작곡한 선율은 비장하면서도 격동적이어서 피를 끓게 만든다. 그 위로 우스꽝스런 옷을 입은 캐릭터들이 쏟아져 나와 벌이는 처절한 액션은 더 할 수 없이 비장한 주제곡과 잘 어울린다. 바로 그 언밸런스의 미학이 '킥애스' 시리즈의 매력이다. 제프 와드로 감독의 '킥 애스2'(Kick-Ass 2, 2013년)도 마찬가지. 전편이 준 신선함과 충격이 워낙 강렬해 거기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시리즈가 갖고 있는 고유의 매력은 여전히 빛을 발했다. 그 중심에는 바로 힛걸이 있다. 전편에는 11세 작은 소녀가 걸쭉한 욕설을 내뱉으며 피가 튀는 잔혹 액션을 구사해 홀딱 반하게 만들었는데, 그의 시원시원하며 거침없는 액션은 여전하다. 다만 세월이 흘러 16세 소녀가..

더 파라다이스: 시즌1(블루레이)

"백화점은 불안정한 열정의 유용한 배출구이며 신과 남편이 지속적으로 싸워야 하는 곳이다." 지난해 국내 최초 완역돼 나온 에밀 졸라의 소설 '여인들의 행복백화점'에 나오는 구절이다. 에밀 졸라는 아내를 따라 매일같이 파리의 봉마르세, 루브르, 플라시 클라시 백화점을 찾아 5,6시간씩 머물렀다. 처음에는 백화점 단골 손님인 아내의 뒤를 따라다녔지만 나중에는 점원과 손님을 주의깊게 관찰하며 소설의 밑천으로 삼았다. '목로주점' 등 가난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주로 다룬 에밀 졸라의 작품세계를 생각하면 백화점이라는 소재가 다소 의외지만, 그는 이 속에서 자본주의에 물든 19세기의 상업적 속성을 봤다. 영국 BBC1이 2012년 방영한 8부작 드라마 '더 파라다이스'(The Paradise)는 바로 에밀 졸라의 소..

핑크 - The Truth About Love Tour (블루레이)

핑크는 유독 호주가 사랑하는 여가수다. 그가 2012년 내놓은 6번째 앨범 'True About Love'는 전세계에서 꽤 많이 팔렸지만 유독 그해 호주에서 가장 많이 팔린 앨범이 됐다. 공연 또한 음반 못지 않게 인기를 끌어 2013년 상반기까지 45회 이상 이어졌다. 'The Truth About Love Tour'는 호주 멜버른의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가진 공연을 담은 블루레이 타이틀이다. 이 공연 또한 전 좌석이 매진됐다. 핑크의 공연을 보면 한 편의 서커스 같다. 허공에 줄을 매고 매달려 노래를 부르거나, 그것도 모자라 손오공처럼 공중을 날아다니며 묘기를 부린다. 아무래도 8년 동안이나 체조선수로 활약한 덕분에 다른 가수들과 달리 서커스단의 공중곡예 같은 공연이 가능하다. 이 공연도 예외가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