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2014/04 14

네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 (블루레이)

사람들의 인연에 천착했던 일본 작가 다자이 오사무는 그의 작품 '사양'에서 인연의 붉은 실을 이야기했다. 사람은 태어날 때 발가락 끝에 보이지 않는 수 많은 붉은 실을 달고 나온단다. 발가락에 매어 있는 그 실들을 따라가면 그 끝에 평생 만나야 할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다. 그것이 다자이 오사무가 얘기하는 인연이다. '러브 액츄얼리'의 리차드 커티스 감독이 각본을 쓰고 마이크 뉴웰 감독이 연출한 '네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Four Weddings And A Funeral, 1994년)은 다자이 오사무의 인연같은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주인공이 친구들 결혼식에 네 차례나 참석하고 한 번의 장례식을 치르며 마주쳤던 사람 중에 진정한 인연을 만난다는 내용이다. 결국 영화는 반드시 만나야 할 인연은 어..

셜록 시즌2 (블루레이)

1893년, 아더 코난도일이 작품을 발표하던 '스트랜드매거진'에 단편 '마지막 문제'를 게재하자 난리가 났다. 셜록 홈즈 시리즈에 염증을 느낀 코난도일이 이 작품에서 홈즈를 죽여버렸기 때문. 2만명의 사람들이 스트랜드매거진의 구독을 중단했고, 무수한 사람들이 팔에 검은 완장을 차고 다녔다. 코난도일은 8년 동안 홈즈 시리즈를 쓰지 않다가, 1901년 셜록 홈즈의 회고록 형태로 홈즈가 등장하는 장편 '바스커빌가의 개'를 발표했다. 그만큼 '마지막 문제'와 '바스커빌가의 개'는 홈즈 시리즈에서 중요한 이정표 같은 작품이다. 특히 '바스커빌가의 개'는 공포스런 분위기 때문에 홈즈 시리즈 가운데 가장 많이 영화화됐다. 영국 BBC에서 만든 TV 미니시리즈 '셜록 시즌2'(Sherlock, 2012년)는 홈즈 시..

스파르타쿠스 : 복수의 시작 (블루레이)

미국 스타즈스튜디오에서 만든 '스파르타쿠스 시즌2 : 복수의 시작'(Spartacus : Vengeance, 2012년)은 검투사 양성소에서 달아난 스파르타쿠스가 죽은 아내의 복수를 하고 다른 검투사 및 노예들과 로마에 대항하기 위해 일어서는 과정을 다뤘다. 제목이 말해주듯, 이번 시즌2의 주된 스토리는 각 등장인물들의 복수를 다뤘다. 스파르타쿠스는 물론이고 그를 따르는 크릭수스의 복수, 오이노마우스와 가니쿠스 간에 오해로 말미암은 복수까지 온통 피와 분노의 이야기로 점철된다. 여기에 여인네들도 가세한다. 광산노예로 팔려간 나에비아, 죽음의 살육전에서 홀로 살아남은 루크레티아와 사랑을 잃은 일리시아 등 오뉴월에도 서리가 내린다는 여인네들의 시퍼렇게 한맺힌 복수전이 남정네들 싸움 못지않게 불꽃을 튀긴다. ..

길다 (블루레이)

"길다!" 남자가 이름을 부르는 순간, 한 여인이 머리를 크게 제끼며 돌아본다. 바로 그 순간 대중문화의 또다른 역사가 시작됐다. 리타 헤이워드가 물결처럼 굽이치는 긴 머리를 넘기는 동작은 이후 숱한 광고와 영화 등에서 모방하며 섹스어필의 상징이 됐다. 그 뿐만이 아니다. 비토리오 데 시카 감독의 영화 '자전거도둑'에서 주인공이 자전거를 타고 다니며 붙이는 영화 포스터와 데이빗 린치 감독의 '멀홀랜드 드라이브'에 잠깐 등장하는 영화 포스터 역시 '길다'의 포스터이다. 그리고 프랭크 다라본트 감독의 영화 '쇼생크 탈출'에서 주인공이 감방 벽에 붙여 놓은 최초의 사진도 '길다'로 핀업 걸의 상징이 된 리타 헤이워드였다. 그만큼 찰스 비더 감독의 영화 '길다'(Gilda, 1946년)는 각종 대중문화가 흉내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