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2014/09 9

베어스 (블루레이)

디즈니네이처가 내놓은 '베어스'(Bears, 2014년)는 착한 영화다. 디즈니에서 다큐멘터리 제작을 위해 설립한 디즈니네이처는 만드는 영화마다 개봉 첫 째주 수익을 모두 야생동물들의 서식지 복원과 보존을 위해 기부한다. 그야말로 착한 기업이 만드는 착한 영화다. 이 작품은 알래스카의 카트마이 국립공원에서 태어난 갈색곰의 탄생부터 1년을 나기까지 과정을 집요하게 추적해 담아낸 다큐멘터리다. 엄마곰 스카이를 중심으로 두 마리 새끼가 동면을 위해 준비하는 과정이 생생히 담겼다. 특히 같은 곰의 무리들에게 위협받고, 먹을 것을 찾아 산과 들, 바다를 헤메는 모습은 쉽게 보기 힘든 장면들을 보여준다. 특별히 드라마틱한 사건이나 큰 변화가 없어 밋밋할 수도 있지만 접근하기 힘든 카트마이 국립공원의 풍경 만으로도 ..

체인질링 (블루레이)

어느 날 아이가 사라졌다. 놀란 엄마는 아이를 사방으로 찾아 헤메지만 어느 곳에서도 보이지 않는다. 그로부터 한참 지나 경찰이 아이를 찾았다며 나타났다. 그런데, 달려가 만난 아이는 생전 처음 보는 아이다. 경찰은 우격다짐으로 그 사이 아이가 자라 그렇다며 강제로 맡긴다. 낯모를 아이도 천연덕스럽게 엄마라며 따라 붙는다. 하지만 어찌 엄마가 자기 아이를 못알아 보겠는가. 그때부터 엄마는 진짜 자신의 아이를 찾기 위해 기나긴 시간을 부패한 권력을 휘두르는 경찰에 맞서 힘든 싸움을 벌인다. 그 결과, 무섭도록 끔찍한 진실이 드러난다. 참으로 황당하면서도 어이없는 이야기는 놀랍게도 실화다. 1928년 미국에서 전화교환수로 일한 크리스틴 콜린스라는 여성이 겪었던 이야기다.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이 만든 '체인질..

휴먼 플래닛 (블루레이)

다큐멘터리의 명가 BBC가 만든 '휴먼 플래닛'(Human Planet, 2011년)은 감탄이 절로 나오는 작품이다. 영국 BBC가 디스커버리채널, 프랑스 텔레비전과 공동으로 4년 동안 총 160억원을 들여 만든 이 작품은 전세계 80여곳을 누비며 사람들의 제목 그대로 인류의 살아가는 모습을 담았다. 이 점이 기존에 흔한 자연 다큐와 차별되는 점은 주변에서 보지 못한 사람들의 험난한 삶을 담은 점이다. 땅 위를 걷듯 물 속을 걸으며 물고기를 사냥하는 사람부터 유독 가스를 안개처럼 헤치며 화산 분화로 내려가 황을 캐는 사람들, 높다란 나무에 집을 짓고 사는 사람 등 보기만 해도 신기한 사람들의 삶이 펼쳐진다. 특히 모코로 페스의 가죽 무두질 공장과 아프리카의 쓰레기 더미를 헤짚는 사람들, 뉴욕 런던 등 도..

서든 올스타즈 섬머 라이브 2003

사당 또는 사잔 오루스타즈라고 부르는 일본의 국민 밴드 서든 올스타즈(southern all stars)를 알게 된 것은 약 20년 전 일본 도쿄에서 만난 두 사람 덕분이다. 1996년 도쿄 출장을 갔다가 일본서 아주 오래 산 친구를 만났다. 가수 최혜영과 서든 올스타즈 현지 유명 기획사에 근무하던 그는 저녁을 먹기 위해 만난 시부야의 어느 식당으로 지인을 불렀다. 찾아온 지인을 보니 '어디서 본 듯 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뜻밖에도 유명 가수 최혜영이었다. 아주 맑고 깨끗한 목소리의 그는 1984년 중앙대 연극영화과 시절, 대학가요제를 준비하다가 지구레코드에 발탁돼 첫 출연한 KBS 쇼프로그램 '젊음의 행진'에서 '그것은 인생'을 불러 일약 스타가 됐다. 이후 2집까지 냈으나 1987년 갑자기 결혼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