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익 감독의 영화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한(恨)과 정(情)이다. 원망과 분노가 응어리진 것이 한이라면 끈끈한 정서적 유대와 따뜻한 인간애가 버무려진 것이 곧 정이다. 우리네 민족 정서이기도 한 한과 정은 그의 영화 속에서 등장인물들 관계 속에 곧잘 표출된다. '왕의 남자'에서 공길 일행이 빚는 갈등과 '님은 먼 곳에'에서 시어머니 구박 속에 버티던 며느리가 남남 같은 남편을 찾아 월남으로 떠난 것도 기실 따져 보면 한과 정 때문이다. '라디오스타'에서 매니저와 한물 간 스타의 관계도 이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이번에 내놓은 '사도'(2015년)도 마찬가지다. 비정한 아비가 된 영조가 아들 사도세자를 뒤주에 가둬 죽일 수 밖에 없었던 역사적 사실을 두 사람의 관계에 집중해 끈끈하게 그려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