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덕 감독의 '나쁜 남자'(2001년)는 '섬' 이후 가장 충격적이며 가장 대중적으로 성공한 영화다. 영상이나 내용이 주는 충격은 여성의 자해 장면이 너무나 끔찍했던 '섬'이 더 강했지만 좋아하는 여인을 파멸로 몰아 넣어 소유하려는 극단적인 사랑이라는 구성이 '섬' 못지 않게 충격적이고 자극적이었다. 이 작품이 대중적으로 성공한 것은 사실 작품의 완성도보다는 다른 곳에 있었다. 영화 개봉 전 TV 드라마 '피아노'가 인기를 끌었는데 여기 주인공이었던 조재현이 이 작품에 주연을 맡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보면 TV 드라마에서 인기를 끈 스타 배우의 후광을 톡톡히 본 셈이다. 하지만 그를 걷어내더라도 이 작품은 높은 평가를 받을 만하다는 생각이다. 나름 김 감독의 주제 의식이 명확하게 표현됐고 파격적인 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