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2016/08 8

어둠 속에 벨이 울릴 때(블루레이)

오랜만에 반가운 블루레이 타이틀이 나왔다.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주연한 1970년대 영화 '어둠 속에 벨이 울릴 때'(Play Misty For Me, 1971년) 블루레이 타이틀이 최근 국내 출시됐다. 예전 TV 명화극장 등을 통해서 본 이 영화는 '벤허'나 '대부' 같은 아카데미상을 줄줄이 탄 명작은 아니지만 지금 봐도 전혀 어색하지 않고 재미있는 아주 반가운 숨은 수작이다. 이 작품은 미국 캘리포니아의 한적한 바닷가 마을인 카멜시의 DJ가 좋아하는 여성 팬으로부터 지독할 정도로 스토킹을 당하는 내용이다. 누군가를 광적으로 좋아하는 것이 상대에게 얼마나 치명적인 고통이 될 수 있는 지를 잘 보여줬다는 점에서 영화 '미저리'나 '더 팬'의 원조쯤 되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주연을 맡은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로마의 광장들

로마는 유독 광장과 분수가 많다. 광장 도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조금만 걷다 보면 크든 작든 쉽게 광장을 볼 수 있고, 날씨가 덥다 보니 식수로도 사용하며 더위를 식힐 수 있는 분수들을 만날 수 있다. 광장과 분수만 쫓아 다녀도 로마의 유명한 곳들을 대부분 볼 수 있을 정도다. 바르베리니 광장 piazza barberini 숙소 근처에 있던 바르베리니 광장은 바르베리니 지하철 역에서 나오면 바로 앞에 있다. 차들이 광장을 돌아 회전하는 곳에 마치 교차로 중심처럼 작은 광장이 위치하고 있다. 광장 복판에 분수 하나가 덜렁 설치된 이 곳은 사람이 그다지 많지 않다. 워낙 로마에 광장이 많다 보니 이 곳이 허름해 보일 수 있는데, 이 곳 또한 유명한 작품이 설치된 이름있는 장소다. [중앙에 트리토네 ..

여행 2016.08.09

그녀 (블루레이)

스파이크 존즈 감독의 영화는 독특하다. '존 말코비치 되기'처럼 특정인의 머리 속을 들어가 보거나, 괴물들과 소년의 우정을 다룬 '괴물들이 사는 나라' 등 그는 항상 독특한 소재를 다뤘다. 그가 만든 '그녀'(Her, 2013년)도 마찬가지다. 다른 사람들에게 손글씨 편지를 대신 써주는 일을 하는 주인공 테오(호아킨 피닉스)가 컴퓨터 운용체제(OS)인 사만다와 사귀는 이야기다. 사만다는 단순 OS를 떠나 애플의 '시리'나 마이크로소프트의 '코티나'처럼 이용자와 음성으로 대화하며 필요한 정보를 전해 준다. 그런데 시리와 코티나가 정보 전달에 치중한 반면 사만다는 한 술 더 떠서 사람의 감성까지 헤아린다. 그래서 때로는 피곤에 지쳐 시무룩한 테오를 위로하기도 하고 인생상담도 해주며 그와 감정적인 교류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