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추천 DVD / 블루레이 280

배리 린든(블루레이)

흔히들 영상이 아름다운 영화를 말할 때 그림 같은 영상이라고 표현한다.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배리 린든'(Barry Lyndon, 1975년)이 그런 영화다. 모든 장면이 마치 유럽의 유명 박물관에 걸린 18세기 유화를 보는 것처럼 은은한 빛 속에 색깔이 생생하게 살아 있다. 압권은 촛불 조명 장면. 이 작품은 독특하게도 실내 야경을 전기가 아닌 촛불 조명만으로 촬영했다. 촛불은 전기 조명에 비해 조도가 워낙 낮아 일반 렌즈로는 영화를 찍을 수 없다. 그래서 큐브릭 감독은 미 항공우주국(NASA)에서 천체 관측에 사용하는 특수 렌즈를 개조해 카메라에 장착한 뒤 아름답고 독특한 그림을 뽑아냈다. 촛불 조명으로 찍은 실내 장면은 마치 로모 카메라로 찍은 것처럼 은은하면서 따뜻하다. 이토록 아름다운 영상으로..

메트로폴리스(블루레이)

독일의 프리츠 랑 감독이 1927년에 발표한 무성영화 '메트로폴리스'는 그 자체로도 훌륭하지만 여기에 음악이 들어가면 가치가 더 빛난다. 1984년 유명 작곡가 조르지오 모로더가 음악을 덧입힌 버전은 프레디 머큐리, 보니 테일러 등 유명 가수들이 부른 주옥같은 노래들이 줄줄이 등장하며 영화를 새롭게 만들었다. 조르지오 모로더 버전의 사운드트랙 또한 높이 평가할 만한 음반이다. 일본 애니메이션의 거장 린타로 감독이 만든 애니메이션 '메트로폴리스'(Metropolis, 2001년)도 마찬가지다. 이 작품은 프리츠 랑의 무성영화를 토대로 만든 애니메이션은 아니다. 원작은 일본에서 만화의 신으로 불리는 데즈카 오사무의 동명 만화다. '우주소년 아톰'으로 유명한 데즈카 오사무는 아톰의 원형을 이 작품에서 제시했다..

바그다드 카페: 디렉터스 컷(블루레이)

"당신을 부르고 있어요(I'm calling you), 안 들리나요?(Can you hear me?)" 제베타 스틸이 나른한 목소리로 읊조리듯 부르는 'Calling You'는 퍼시 애들론 감독의 영화 '바그다드 카페'(Bagdad Cafe, 1987년)를 보지 않은 사람들도 많이들 아는 유명한 노래다. 어찌 보면 영화보다 노래가 더 유명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 보니 노래 때문에 영화가 묻히는 경향이 있는데, 이 작품은 꼭 관람을 권하고 싶은 훌륭한 영화다. 내용이나 연출, 배우들의 연기, 영상과 음악 등 어느 하나 빼놓을 것 없이 조화를 이룬 걸작이다. 그래서 미국의 저명한 영화평론가 로저 에버트는 이 작품을 "완벽한 영화"라고 칭송했다. 영화는 미국 황야에 버림받은 여인과 함께 시작한다. ..

옹박-무에타이의 후예(블루레이)

태국의 프라차야 핀카엡 감독이 만든 '옹박'(Ong-Bak, Muay Thai Warrior, 2003년)은 주연 배우인 토니 자(Tony Jaa)의 원맨쇼나 다름없다. 처음부터 끝까지 토니 자의 현란한 액션이 보는 이를 사로잡기 때문. 태국 전통무술 무에타이를 구사하는 토니 자의 액션은 기존 동양 무술 영화와 많이 다르다. 우선 동작이 생소하다. 다른 무술 영화에서 잘 쓰지 않는 팔꿈치와 무릎을 이용한 뾰족한 공격은 한마디로 우악스럽다. 팔꿈치로 두개골을 부수고 무릎으로 상대의 가슴을 걷어 올릴 때는 뼈 부서지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서 절로 눈살을 찌푸리게 된다. 그가 이 작품 개봉 당시 홍보차 방한해서 극장에서 언론시사회를 갖고 시연을 한 적이 있는데, 엄청난 높이의 점프력과 영화처럼 사람들의 어깨..

최후의 증인(블루레이)

국내 추리소설계의 대부로 통하는 작가 김성종은 교도소에서 최고 인기 작가다. 문학성이 뛰어나거나 추리기법이 기발해서가 아니라 아주 선정적이기 때문이다. 사실상 통속작가에 가까운 그가 쓴 장편소설 '일곱개의 장미송이' '나는 살고 싶다' '백색인간' 등을 보면 성적인 묘사가 아주 세세하고 폭력적이다. '여명의 눈동자'도 마찬가지인데, 드라마가 높은 평가를 받은 것은 송지나가 각색을 잘 한 덕이다. 그나마 문학적으로 인정을 받는 작품이 바로 '최후의 증인'이다. 1974년 한국일보 창간 20주년 기념 장편소설 공모에 당선된 이 작품은 한국전쟁에 얽힌 사람들의 비극과 복수를 다뤘다. 이를 33년 전에 영화로 만든 이두용 감독의 '최후의 증인'(1980년)은 저주받은 걸작이다. 이 감독 특유의 박력있는 연출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