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남자 속옷 48

태양의 서커스 - 새로운 체험

캐나다의 유명한 문화 상품인 '태양의 서커스'를 실제로 본 것은 두 번이었다. 2007년 잠실 올림픽경기장에서 내한 공연시 '퀴담'(http://wolfpack.tistory.com/entry/퀴담-태양의-서커스)을 봤고, 2008년 라스베이거스에 출장갔을 때 뉴욕뉴욕호텔에서 성인들만 입장할 수 있는 어덜트쇼인 '주마니티'(http://wolfpack.tistory.com/entry/벨라지오-호텔-at-라스베가스)를 봤다. 문제는 음악만 다를 뿐 구성과 내용이 비슷해서 여러 번 보면 식상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실제 공연 현장보다 DVD가 훨씬 재미있다. 실제 공연이 현장에서 느낄 수 있는 역동성과 긴장감은 있지만, 무대 위를 자유롭게 누비며 도저히 객석에서 볼 수 없는 다채로운 각도에서 잡아낸 경..

아메리칸 지골로 (블루레이)

1980년대 중반 국내에서 폴 슈레이더 감독의 '아메리칸 지골로'(American Gigolo, 1980년)는 원래 제목대로 개봉되지 않았다. 당시 개봉 제목은 '리처드 기어의 아메리칸 플레이보이'. 남창을 뜻하는 지골로의 부정적인 의미도 문제였지만, 당시 사람들이 지골로가 무엇을 의미하는 지 잘 몰랐기 때문이다. 개봉도 해외에 비해 한참 늦은 1985년에 이뤄졌다. 후속작 '사관과 신사'가 1983년에 먼저 들어와 국내에서 리차드 기어의 인기가 올라가자 뒤늦게 개봉했다. 리차드 기어의 인기도 인기지만 이 작품은 사실 주제가 때문에 국내에 널리 알려졌다. 데보라 해리가 보컬로 있었던 밴드 블론디가 부른 주제가 'Call Me'는 빌보드 차트 넘버 1에 오르며 영화보다 먼저 국내에 상륙했다. 당시 작곡가 ..

숨바꼭질

허정 감독의 영화 '숨바꼭질'은 어떠한 단서도 갖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도 보는 게 좋다. 작은 힌트나 이야기 조차도 이 영화에서는 커다란 공명을 할 수 있고, 경우에 따라 재미를 반감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이 영화는 실제 이야기를 토대로 만든 픽션이다. SBS의 '궁금한 이야기 Y'에서 방영된 '도둑 암호의 미스터리'편에서 감독이 힌트를 얻어 남의 집에 몰래 숨어사는 사람이라는 기발한 내용의 시나리오를 썼다. 물론 이 같은 소재가 영화에서 처음 시도된 것은 아니다. 김기덕 감독의 '빈 집'에서는 한 술 더 떠서 아예 주인의 등 뒤에서 밥까지 먹는 대담한 행동을 한다. 그만큼 소재 자체가 새로운 것은 아니지만 긴장감 넘치는 이야기로 구성해 끝까지 보게 만든다. 영화는 스릴러의 공포물의 형식을 적당히..

영화 2013.09.08

뫼비우스

김기덕 감독의 '뫼비우스'는 유독 관객을 고통스럽게 만든다. 범상치 않은 그의 작품들이 대체로 관객을 불편하게 만들었지만 이 작품은 유독 정도가 심하다. 개인적으로 영화의 다양성 차원에서 파격적인 발상이 돋보이는 김 감독의 작품들을 아주 좋아하는데, 이 작품은 보기 힘들었다. 잔혹하고 야한 장면 때문이 아니라 등장인물들이 겪는 고통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장면들 때문이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을까 싶을 만큼 잔혹극에 가까운 고통이다. 내용은 어느 가정에서 벌어지는 잔혹한 사건이다. 남편의 외도 때문에 아내가 아들에게 몹쓸 짓을 벌이고 집을 나간다. 이후 남편은 아들을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지만 해결이 쉽지 않다. 이 과정에서 또다른 갈등을 낳고 결국은 파탄에 이르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특이한 것은 ..

영화 2013.09.07

클리프행어 무삭제판 (블루레이)

레니 할린 감독의 '클리프 행어'(Cliffhanger, 1993년)는 초반 10분에 승부를 걸었다. 까마득한 높이의 산봉우리에서 외줄 하나에 매달린 여인을 구하기 위해 실베스터 스탤론이 사투를 벌이는 10분은 긴장감이 압권이다. 무서운 응집력으로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은 초반 10분 덕에 이야기가 후반까지 힘있게 풀려 나갔다. 그만큼 액션에 일가견 있는 레니 할린 감독의 연출을 칭찬하지 않을 수 없다. 내용은 산에 흩어진 돈을 찾기 위해 인질을 잡은 악당들과 산악 구조대원이 대결을 벌이는 이야기다. 얼핏보만 산악영화 같지만 무대만 고산일 뿐 사실상 '다이하드' 같은 액션물이다. 그러면서도 까마득한 높이의 산봉우리에서 벌어지는 암벽 등반과 액션 등으로 높이가 주는 긴장감을 잘 살렸다. 이를 위해 제작진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