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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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퀄라이저2 (4K 블루레이)

안톤 후쿠아 감독의 '더 이퀄라이저2'(The Equalizer 2, 2018년)는 덴젤 워싱턴이 유일하게 속편을 찍은 영화다.덴젤 워싱턴은 지금까지 50여 편의 영화를 찍으면서 한 번도 같은 캐릭터를 두 번 연기한 적이 없다. 그런 덴젤 워싱턴이 속편을 찍었다는 것은 그만큼 캐릭터가 마음에 든다는 뜻이다.그가 연기한 이 작품의 주인공 로버트 맥콜은 은둔형 히어로다. 요란하게 자신이 주인공이라는 것을 알리지 않고 수많은 사람들 사이에 묻혀있는 별 볼일 없는 존재처럼 행동하는 주인공이다.직업도 마트 점원이나 차량 운전기사다. 하지만 괴롭힘을 당하는 약자를 보면 참지 못하고 이득이 생기지 않더라도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 해결한다.그렇다고 람보나 코만도처럼 요란하게 총질을 해대는 것이 아니라 특수부대 시절 익힌..

지아이 조 2 (4K 블루레이)

'트랜스포머' '배틀쉽' '지아이 조' 등 미국의 완구업체인 해즈브로가 제작에 참여한 영화들은 캐릭터의 비주얼에 가장 많이 신경을 쓴다. 얼마나 멋있고, 화려하고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가에 따라 완구의 판매량이 달라지기 때문. 그렇다보니 스토리도 캐릭터를 화려하게 돋보이는 쪽에 초점을 맞춘다. 당연히 캐릭터도 원 맨 히어로가 아니라 여럿이 떼지어 나온다. 좋은 편이든 나쁜 편이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액션 피겨나 변신 로봇 등 시리즈 완구가 나올 수 있도록 개성있고 다채롭기만 하면 된다. 존 추 감독의 '지아이 조 2'(G.I. Joe: Retaliation, 2013년)도 마찬가지. 철저하게 해즈브로의 상품 기획과 맞물려 제작된 만큼 다채로운 캐릭터들이 출연해 저마다 개성을 뽐내는 버라이어티..

인셉션 (4K 블루레이)

개인적인 자의식의 세계를 여럿이 공감하도록 객관화 하는데는 한계가 있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인셉션'(Inception, 2010년)이 공감대를 얻는데 실패한 이유다. 사람들의 의뢰를 받아 무의식의 세계인 꿈 속에 들어가 생각을 훔친다는 설정은 기발하고 참신하지만, 이를 설득력있는 이야기로 풀어내는데는 실패했다. 설명하기 쉽지 않은 의식의 세계를 정교하게 그리지 못했기 때문. 그렇다보니 이해하기 힘들고 복잡하다는 지적과 다의적인 해석이 나오는 불친절한 영화가 돼버렸다. 프리즘에 부딪쳐 산산히 갈라지는 빛의 색깔을 하나로 표현할 수 없듯, 제각기 눈에 보이는 대로 갑론을박하는 관객의 이견을 탓할 수 없다. 그렇게 만든 놀란 감독에게 문제가 있다. 그런 점에서 이 작품은 '메멘토' '프레스티지' '배트..

어 퓨 굿 맨 (4K 블루레이)

쿠바 관타나모에 있는 미군의 해외 기지에서 해병대원이 살해당한다.용의자는 두 명의 선임병들이다. 평소 훈련에 뒤쳐져 골칫덩이였던 후임병을 과하게 혼내주다가 탈이 났다.코드 레드(code red)였다. 우리는 군대에서 얼차려라고 부르는 기합을 미군들은 코드 레드라고 부른다.우리 군대에서도 병사들 간에 가혹행위를 금지하지만 미군도 코드 레드를 금지한다. 그런데도 코드 레드가 필요하다고 보는 지휘관은 이런 행위를 묵인하거나 심지어 지시하기도 한다.관타나모 기지의 해병 부대장도 코드 레드를 지시했다. 하지만 전도유망한 이 지휘관은 옷을 벗을 수도 있는 중대한 범죄를 감추기 위해 병사들에게 살인죄를 덮어 씌운다.졸지에 살인범이 된 두 사병을 변호하기 위해 변호 경력이 일천한 해군 법무관이 선임된다. 그러나 평소 ..

블레이드 러너 2049 (4K 블루레이)

리들리 스콧 감독이 30여 년 전에 만든 '블레이드 러너'(1982년)는 충격이었다. 암울한 회색 빛 영상 속에 갇힌 미래의 세계는 마천루 같은 건물 사이로 자동차들이 날아다니는 첨단 물질문명의 세상이었지만 결코 인간의 행복을 담보하지는 못했다. 오히려 사람과 똑같이 생긴 복제인간의 등장으로 혼란이 가중되는 디스토피아적 세계였다. 그때 스콧 감독이 영화 속에서 다룬 시대적 배경이 2019년, 바로 올해다. 물론 영화처럼 자동차들이 하늘을 날고 사람과 구분이 가지 않는 복제인간이 돌아다니지는 않는다. 하지만 인공지능(AI)과 로봇 등 과학기술의 발달로 일자리고 줄어들거나 여기 적응하지 못한 사람들이 밀려나는 인간 소외 현상이 갈수록 커지는 것은 영화와 요즘 세상이 크게 다르지 않다. 드니 빌뇌브 감독이 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