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DVD 1458

서든 올스타즈 30주년 '한여름의 대감사제' 공연(블루레이)

일본에서는 사당 또는 사잔 오루스타즈라고 부르는 서든 올스타즈(southern all stars)는 더운 계절이면 우선 떠오르는 여름 밴드다. 그들의 노래가 여름과 잘 어울리는 유쾌한 곡이 많으며 왁자지껄 축제 분위기를 자아내는 공연 무대도 여름 바닷가를 연상케 한다. 그래서 그들의 데뷔 30주년을 기념하는 '한여름의 대감사제' 공연은 2008년 여름의 복판인 8월 21~24일 4일간 요코하마시 닛산 스타디움에서 열렸다. 무려 35만 명의 관중이 운집한 이 공연은 서든 올스타즈가 얼마나 흥겨운 밴드인지 여실히 보여준다. 밴드 리더인 구와타 케이스케는 3시간 30분에 이르는 긴 공연의 대부분을 무대 위에서 쉼 없이 움직이며 신명 나는 공연을 펼쳤다. 때로는 익살스러운 표정과 몸짓으로, 때로는 선정적이고 민..

나를 찾아줘 (블루레이)

데이비드 핀처 감독의 '나를 찾아줘'(Gone Girl, 2014년)는 사라진 아내의 실종을 다룬 미스터리 형태를 띠고 있지만 실상은 한 여인의 욕망과 결혼생활의 갈등을 다룬 심리극이다. 내용은 어느 날 남편이 집을 비운 사이 감쪽같이 사라진 아내를 찾는 이야기다. 하지만 단순 실종이 아니라 살인사건으로 의심되는 정황들이 속속 발견된다. 발견된 정황들은 모두 남편을 의심하게 만든다. 이때부터 남편과 아내의 실종에 관련된 미스터리들은 졸지에 살인극으로 치닫는다. 과연 아내는 어디로 사라졌으며, 남편이 정말 아내를 죽였는지 풀어가는 과정은 한편의 스릴러이면서 서로 다른 생각으로 살아가는 남녀에 대한 탐구이기도 하다. 여기서 눈에 띄는 것은 데이비드 핀처 감독의 정치(精緻)한 드라마 연출이다. 이야기의 기본 ..

천주정 (블루레이)

지아장커 감독에게 현대 중국은 뜨거운 용광로였다. 그의 작품 '천주정'(天注定, 2013년)을 보면 온통 분노로 이글거린다. 네 편의 이야기를 묶은 옴니버스 영화인 이 작품은 다양한 인간 군상이 각자의 분노를 표출하는 방식을 다루고 있다. 유일하게 네 번째 이야기만 등장인물이 분노하지 않는데 그의 막판 선택을 보면 오히려 관객에게 서글픔과 분노를 불러일으킨다. 그런 점에서 실화를 바탕으로 한 네 편의 이야기는 모두 분노라는 한 바구니 안에 들어 있는 계란 같은 에피소드들이다. 지아장커 감독은 중국의 SNS인 웨이보에 올라온 여러 사건들을 보고 충격을 받아 이 영화를 구상하게 됐다고 한다. 그는 중국 사회 곳곳에서 일어난 엽기적인 사건들이 강성대국으로 달려가는 과정에서 발생한 필연적 현상이라고 봤다. 즉 ..

하나비 (블루레이)

기타노 다케시의 초창기 영화들, '소나티네' '하나비' '그 남자 흉폭하다' 등을 보면 일본 애니메이션을 보는 것 같다. 전통적인 일본 애니메이션의 특징은 서양 애니메이션, 특히 할리우드 애니메이션과 달리 정적인 이미지의 연결이라는 점이다. 즉 프레임 내 다양한 움직임의 변화를 시도하기보다는 마치 정지 사진을 보는 듯한 프레임들이 점프 컷으로 이어진다. 마치 만화책을 옮겨 놓은 듯한 구성이다. 기타노 다케시 감독의 초창기 폭력영화들도 이런 느낌을 자아낸다. 잔잔하게 흘러가던 이야기 중간에 느닷없이 돌출 화면처럼 급작스럽게 폭력 장면이 이어진다. 빤히 상대를 쳐다보다가 느닷없이 총을 뽑아 쏘거나 상대를 공격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당황스러울 수 있지만 나름 시각적 충격을 줄 수 있는 연출과 편집이기도 하다...

죠스 2 (블루레이)

지금은 죠스 하면 아이스바와 떡볶이집을 먼저 떠올리겠지만 1970, 80년대는 단연 상어였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만든 '죠스' 때문이다. 스필버그 감독의 '죠스'는 거대 식인 상어를 등장시켜 보는 사람들을 공포로 몰아넣은 상어 영화의 전범을 만든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이후 상어가 등장하는 공포물은 '죠스'를 능가하기 힘들었다. 죠스가 워낙 흥행에 성공하다 보니 속편 제작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전작 흥행의 장본인인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과 해양 생물학자로 출연한 배우 리처드 드레퓨스도 속편 제작을 거부하지 않았다. 두 사람은 각각 연출과 배우로 합류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했으나 스필버그 감독의 SF 영화 '미지와의 조우'를 촬영하느라 참여하지 못했다. 하지만 죠스 2의 제작과정은 순탄치 못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