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DVD 1458

최후의 증인(블루레이)

국내 추리소설계의 대부로 통하는 작가 김성종은 교도소에서 최고 인기 작가다. 문학성이 뛰어나거나 추리기법이 기발해서가 아니라 아주 선정적이기 때문이다. 사실상 통속작가에 가까운 그가 쓴 장편소설 '일곱개의 장미송이' '나는 살고 싶다' '백색인간' 등을 보면 성적인 묘사가 아주 세세하고 폭력적이다. '여명의 눈동자'도 마찬가지인데, 드라마가 높은 평가를 받은 것은 송지나가 각색을 잘 한 덕이다. 그나마 문학적으로 인정을 받는 작품이 바로 '최후의 증인'이다. 1974년 한국일보 창간 20주년 기념 장편소설 공모에 당선된 이 작품은 한국전쟁에 얽힌 사람들의 비극과 복수를 다뤘다. 이를 33년 전에 영화로 만든 이두용 감독의 '최후의 증인'(1980년)은 저주받은 걸작이다. 이 감독 특유의 박력있는 연출과 ..

트랜스포터3 라스트미션(블루레이)

프랑스는 식민지로 삼았던 베트남 영향 때문인지 동양 문화 수용에 적극적이다. 특히 중국에 대해서 너그러운 편이다. 68혁명때 모택동을 연호했던 혁명세대들도 그렇지만 '늑대의 후예들' '테이큰' 등 근래의 프랑스 영화들을 보면 동양 무술을 적극 차용했다. 올리비에 메가턴 감독의 '트랜스포터3 라스트미션'(Transporter 3, 2008년)도 마찬가지다. 제이슨 스타뎀이 연기한 극 중 주인공인 프랭크 마틴은 쿵푸 스타 못지 않은 뛰어난 액션으로 혼자서 수 많은 악당들을 해치운다. 전작에서는 총격전이 많이 등장했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총격전보다 맨손 결투에 더 힘을 실었다. 제이슨 스타뎀은 홍콩 배우들 못지 않게 빠른 손놀림을 보여주었고 소화기와 쇠파이프 등 주변 도구들을 적극 활용한 생활 무술을 선보였다...

벤허 (블루레이)

'벤허'하면 많은 사람들이 윌리엄 와일러 감독이 1959년에 만든 찰튼 헤스톤 주연의 영화를 떠올린다. 그만큼 1959년작이 대단한 인기를 끌었다. 따라서 이후 만든 작품들은 아무래도 1959년작과 비교될 수 밖에 없다. 티무르 베크맘베토브 감독이 2016년에 만든 '벤허'(Ben-Hur)도 마찬가지다. 이 작품은 오랜만에 재탄생하는 대작이라 사람들의 관심이 높았지만 흥행 성적이 좋지 않았다. 아무래도 1959년작을 본 사람들이 비교해 평가했고 이런 의견들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영화는 1959년작의 리메이크가 아니다. 루 월러스가 쓴 원작 소설을 토대로 만든 또다른 작품일 뿐이다. 그래서 1959년 영화와 많이 다르다. 가장 큰 차이점은 결말이다. 1959년작과 다른 점들 1959년작은 벤..

레오나드 코헨 '라이브 인 더블린'(블루레이)

지금은 고인이 된 캐나다 몬트리올 출신의 가수 Leonard Cohen은 외국어 표기 원칙대로라면 레너드 코헨이라고 써야겠지만 그보다는 예전 FM 방송에서 들려주던 대로 레오나드 코헨이라고 읽어야 정감있다. 1980년대 라디오 DJ들은 그의 노래를 틀면서 대체로 레오나드 코헨이라고 소개했다. 그를 좋아하게 된 것은 서울올림픽이 열린 1988년에 나온 'I'm Your Man' 음반 때문이다. 그 음반에 수록된 곡들은 첫 번째 트랙인 'First We Take Manhattan'부터 'Ain't No Cure For Love' 'Everybody Knows' 'I'm Your Man' 'Take This Waltz'까지 대부분의 곡들이 귀를 사로잡았다. 당시 그 음반에서 최대 히트곡인 'I'm Your M..

마음이 외치고 싶어해(블루레이)

나가이 다츠유키 감독의 '마음이 외치고 싶어해'(心が叫びたがってるんだ, 2015년)는 말 때문에 상처 입은 사람들을 다룬 아픔과 치유의 애니메이션이다. 주인공인 나루세 준은 어린 시절 무심코 목격한 일을 이야기했다가 부모가 이혼하는 아픔을 겪었다. 아버지는 집을 나가면서 "네가 한 말 때문에 이렇게 돼 버렸다"며 어린 딸을 책망한다. 결국 나루세 준은 그 일이 상처가 돼서 이후 입을 다물어 버린다. 오히려 말을 하면 배가 아픈 심인성 질환을 앓게 된다. 그런 그에게 담임 선생은 마을 사람들을 위해 뮤지컬을 만드는 일을 맡긴다. 언뜻보면 불가능할 것 같은 일을 학교 친구들과 함께 하며 나루세 준은 조금씩 마음을 열게 된다. 나가이 다츠유키 감독은 누구나 한 번쯤 겪었을 법한 말 때문에 상처받는 일을 섬세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