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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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러스

크리스토퍼 파라티에(Christophe Barratier) 감독이 직접 각본을 쓰고 연출까지 맡은 프랑스 영화 '코러스'(Chorists, 2004년)는 음악이 어우러진 가족 영화다. 제2차 세계대전 직후, 문제아들만 모아놓은 프랑스의 기숙학교에 음악교사가 새로 부임한다. 그는 합창을 가르치며 메마른 아이들의 가슴에 따뜻한 사랑이 자리 잡게 만든다. 감동을 의도한 작위적 구성과 도식적 줄거리는 맥을 놓게 만들지만 아이들의 합창 소리는 가슴을 훈훈하게 만든다. 그런 점에서 영화보다 OST 음반을 들어보는 게 더 낫다는 생각이다. 2.3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는 DVD 타이틀은 화질이 무난한 편. 입자감이 느껴지는 영상은 윤곽선이 부드럽고 약간 톤다운된 색감이 특징. 음향은 DTS를 지원하..

샤크

'슈렉'을 만든 제작자 제프리 카젠버그(Jeffrey Katzenberg)와 빅키 젠슨(Vicky Jenson) 감독은 '샤크'(Shark Tale, 2004년)를 통해 바닷속 용궁을 풍자의 세계로 바꿔 놓았다. 형형색색 산호가 네온사인처럼 빛나는 '코랄콜라' '겁' '피시킹' 등 유명 상표를 빗댄 간판과 생선회집 등이 들어찬 바닷속 거리는 영락없는 뉴욕 타임스퀘어와 라스베이거스, 도쿄의 긴자거리를 빼닮았다. 거리뿐 아니라 캐릭터까지 실존 인물들을 흉내 냈다. 떠벌이 물고기 오스카는 윌 스미스(Will Smith), 바닷속 마피아인 상어 대부 돈 리노는 로버트 드니로(Robert De Niro), 돈벌이에만 급급한 얌체 복어 사익스는 마틴 스콜세지(Martin Scorsese) 감독을 닮았다. 화려한 지..

007 골든아이

마틴 캠벨(Martin Campbell)이 감독한 007 시리즈 17번째 작품 '골든아이'(Golden Eye, 1995년)는 하락세를 타던 007 시리즈의 인기에 다시 불을 붙인 영화다. 그 공은 전적으로 5대 제임스 본드로 등극한 피어스 브로스넌(Pierce Brosnan)에게 있다. 당시 미국 NBC-TV 인기 시리즈 '레밍턴 스틸'로 주가를 올리던 브로스넌은 큰 키와 매력적인 외모로 섹시한 스파이라는 007의 이미지를 제대로 살렸다. 내용은 러시아의 위성 무기를 탈취한 악당을 막는 이야기. 제목이자 위성무기 이름이기도 한 골든아이는 원작자 이언 플레밍이 자메이카에 마련한 집 이름이기도 하다. 비록 신무기는 많이 나오지 않지만 아찔한 고공낙하 스턴트 액션과 탱크 추격 장면 등 볼만한 액션이 대거 등..

가필드

실사와 컴퓨터 그래픽이 어우러진 '가필드'(Garfield: The Movie, 2004년)는 컴퓨터 그래픽을 감쪽같이 실사에 끼워 넣는 것만으로 성공하기 힘들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 영화다. 감독은 피터 휴이트(Peter Hewitt). 주인공인 고양이 가필드는 1978년 짐 데이비스가 그린 신문만화 캐릭터로, 구미 독자들에게 오랜 세월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인기 만화의 장점을 못 살린 영화는 미국 평단에서 혹평을 받았으며 흥행도 미국 개봉 첫 주 4위에 턱걸이하는 등 크게 성공하지 못했다. 가필드의 목소리는 미국에서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의 빌 머레이(Bill Murray), 국내에서 김용만이 연기했다. 1.8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는 DVD 타이틀은 화질이 평범하다. 최신 영..

세렌디피티

호레이스 월폴이 지은 우화에서 유래했다는 '세렌디피티'(Serendipity)는 무엇이든 우연히 잘 찾아내는 능력, 뜻밖의 행운을 가리킨다. 2001년 피터 챌솜(Peter Chelsom)이 감독한 영화에서는 크리스마스 전날 우연히 만난 남녀가 이름도 모른 채 헤어져 서로를 애타게 그리워하던 중 수년이 지나 다시 재회하는 행운을 이야기한다. 미국 영화비평가들은 감동의 도가니라고 호의적 평가를 했지만, 냉정하게 이야기해서 지나친 우연이 너무 많아 작위적이다. 그나마 영화가 준 교훈은 엘리베이터에서 장난치면 안 된다는 것. 두 남녀는 엘리베이터로 엉뚱한 짓을 하다가 수년을 헤어져 있게 된다. 1.8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는 DVD 타이틀은 화질이 평범하다. 특별히 흠잡을 곳 없는 만큼 뛰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