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추천 DVD / 블루레이 280

도깨비 감독판-해외편(블루레이)

드라마 '도깨비'의 묘미는 캐나다 현지 촬영에 있다. 방송에 흔히 나오지 않던 퀘벡시티(Quebec city)에서 촬영한 영상이 참으로 수려하다. 퀘벡시티 여러 곳을 다니면서 잡은 영상들은 장면 하나하나가 한 장의 그림엽서다. 그 바람에 퀘벡시티에 관심을 갖게 됐다. 퀘벡 풍경은 드라마 초반부와 중간에 일부, 종반부에 주로 등장한다. 처음 여주인공 지은탁(김고은)이 수백 년을 살아온 도깨비인 김신(공유)을 따라 무턱대고 쫓아간 곳이 시공간을 넘나들어 퀘벡에 도착하는 설정이다. 극 중 두 사람이 서로 잘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티격태격하는 장면을 유머러스하게 그린 장면들이 재미있다. 종반 등장하는 퀘벡 장면은 안타깝다. 우여곡절 끝에 다시 만난 두 사람이 서로를 알아보지 못하면서 빚어지는 안타까운 사연들 위..

도깨비 감독판-국내편(블루레이)

tvN 드라마 '도깨비'를 모두 본 것은 얼마 전이었다.우연히 케이블의 드라마 관련 채널에서 재방송을 2,3편 봤는데 의외로 재미있었다. 그래서 결국 블루레이 감독판을 뒤늦게 구입해 2년 전 드라마를 처음부터 끝까지 다시 보게 됐다.정작 본방을 보지 않은 것은 대본을 쓴 김은숙 작가의 작품에 대한 선입견 때문이었다. 예전 김 작가의 드라마 중에 '태양의 후예' '시크릿' '상속자들' '파리의 연인' 등의 일부분을 본 적이 있는데 대사나 이야기 전개, 설정 등이 개인적인 취향과 잘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다분히 여성들이 좋아할 만한 순정만화 스타일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그런 선입견 때문에 '도깨비'도 비슷할 것이라는 지레짐작으로 본방을 보지 않았다.그런데 이 작품을 뒤늦게 처음부터 끝까지 보게 된 것..

결투(블루레이)

스티븐 스필버그가 24세때인 1971년에 만든 '결투'(Duel, 1971년)는 그의 천재성을 입증하는 걸작이다. 당시 무명이었던 그는 어느날 플레이보이지에 실린 리처드 매터슨의 단편소설을 보고 영화로 만들 결심을 했다. 그렇지만 이름없는 신인 감독에게 작품을 선뜻 맡길 제작사는 없다. 결국 그는 어렵게 유니버셜과 TV 영화용 작품계약을 맺었다. 제작비와 일정에 쫓기던 그는 12일만에 작품을 완성해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빨리 만든 만큼 엉성할 줄 알았으나 너무나 뛰어난 완성도를 지녔기 때문이었다. 그 뒤 제작자들은 스필버그를 주목하기 시작했다. 아마도 이 작품이 없었다면 스필버그는 할리우드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을 수도 있다. 스필버그가 히치콕 감독에게서 영감을 얻어 완성한 이 작품은 쫓고 쫓기는 자..

글래디에이터 (4K 블루레이)

리들리 스코트 감독의 '글래디에이터'(Gladiator, 2000년)는 '킹덤 오브 헤븐'과 함께 그의 웅대한 작품관을 엿볼 수 있는 사극이다. 로마 시대를 배경으로 신분을 숨긴채 검투사가 된 한 사내의 기구한 역정을 드라마틱하게 펼쳐낸 대작이다. 리들리 스코트 감독은 따로 말이 필요없을 정도로 스펙터클한 볼거리를 만들어내는데 일가견이 있는 감독인 만큼 이 작품에서도 웅장한 볼거리를 선사한다. 초반 살이 찢기고 피가 튀는 게르만족과의 전투 장면으로 보는 사람의 정신을 빼놓고, 이어 원형 경기장에서 펼쳐지는 검투사의 잔인한 싸움으로 요란한 볼거리의 정점을 이룬다. 각각의 액션장면에서 적절하게 컷이 바뀌는 편집과 때로는 빠르거나 때로는 느리게 움직이는 동작 속도를 조절하는 촬영을 통해 긴장감을 적절하게 풀었..

잔 다르크의 수난(블루레이)

세계 영화사에 길이 남는 걸작인 칼 테오도르 드레이어 감독의 '잔 다르크의 수난'(La passion de Jeanne d'Arc, 1928년)은 참으로 기이하면서도 고통스러운 영화다. 흑백 무성영화로 촬영된 이 작품은 시종일관 배우들의 얼굴 표정에 천착한다. 배우들의 특별한 액션, 또는 와이드스크린으로 펼쳐지는 풍경이나 전경 샷이 등장하지 않는다. 카메라는 집요할 정도로 배우의 얼굴을 쫓아다니며 그들의 얼굴에 서린 분노, 슬픔, 절망과 희망, 용기, 공포를 담아낸다. 내용은 프랑스 하원 도서관에 보관된 잔 다르크의 재판기록을 토대로 재현한 잔 다르크의 최후다. 영국과 프랑스 간에 벌어진 백년전쟁 중 남장을 한채 프랑스군을 이끌어 점령군이었던 영국군을 물리친 잔다르크는 1431년 영국군에게 포로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