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DVD 1458

프렌치 커넥션(블루레이)

윌리엄 프리드킨 감독의 '프렌치 커넥션'(The French Connection, 1971년)은 할리우드 형사물의 교과서같은 작품이다. 로빈 무어의 동명 넌픽션 책을 영화로 만든 이 작품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1960~70년대 미국은 터키에서 생산돼 프랑스를 거쳐 들어온 헤로인 때문에 몸살을 앓았다. 주로 마르세이유에서 활동하는 프랑스 갱단이 들여 왔는데, 이 때문에 마약 밀매 루트를 프렌치 커넥션이라고 불렀다. 영화는 1960~62년 프렌치 커넥션 수사에 혁혁한 공을 세운 뉴욕 경찰의 에디 이건과 소니 그로소 형사의 이야기를 다뤘다. 길거리에서 마약 사범을 체포한 뒤 우연히 들른 술집에서 자꾸 자리를 옮기는 사람을 수상하게 여겨 미행하다가 우연히 범죄조직을 적발하게 된다. 당시 두 형사는 집요한 미..

혐오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혐오'(Repulsion, 1965년)는 카트린느 드뇌브가 이런 영화를 찍었나 싶을 만큼 그의 이미지를 바꿔놓은 작품이다. '쉘부르의 우산'에서 청순 가련한 여인의 모습을 보여준 그가 이 작품에서는 선병질적인 우울과 신경증에 시달리다가 자기 파멸로 치닫는 공포의 여인을 연기한다. '쉘부르의 우산'에서 매력 포인트였던 하얀 피부와 금발머리는 이 작품에서는 보호본능을 불러 일으키는 나약한 이미지와 비정상적인 파괴의 본능을 내재한 몬스터의 느낌을 전달한다. 그를 이렇게 바꿔놓은 것은 전적으로 폴란스키 감독의 그로테스트한 연출과 영상 구성 덕분이다. 작품의 내용은 제목처럼 병적으로 남성과 접촉을 꺼리는 여성의 이야기다. 애인과 키스를 하고 나서도 입술을 물로 씻어내고, 남자의 런닝 셔츠나..

크라임웨이브

할리우드에서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주목 받는 코엔 형제와 샘 레이미 감독은 오랜 인연을 갖고 있다. 뉴욕대 영화과를 나와 다양한 영상작업현장에서 여러가지 일을 하던 조엘 코엔은 샘 레이미 감독을 만나면서 본격적으로 영화 제작에 발을 들여 놓게 됐다. '이블 데드'를 만들던 샘 레이미는 조엘 코엔의 감각을 눈여겨 보고 보조 편집으로 기용했다. 조엘 코엔은 마침 영화편집에 관심이 많아 '이블 데드'를 계기로 영화 편집에 눈을 뜨게 됐다. 코엔 형제는 샘 레이미 감독이 '이블 데드'에서 보여준 정신없이 빠른 카메라 움직임에도 영향을 받았다. 이 작품 이후로 샘 레이미와 코엔 형제는 친구가 됐다. 이렇게 친해진 레이미 감독과 코엔 형제는 한때 같은 아파트에서 함께 살며 서로의 작품에 십시일반 도움을 줬다. 레이..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블루레이)

제임스 건 감독의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Guardians of the Galaxy, 2014년)는 마블 시리즈 중에서 독특한 작품이다. 마블이 낳은 초영웅들인 '아이언맨' '헐크' '캡틴 아메리카' '토르' 등은 '어벤저스'라는 이름으로 묶여 하나의 세계관을 공유한다. 하지만 이 작품은 '어벤저스'와 시간 및 공간을 공유하지 않고 따로 떨어져 있다. 내용은 먼 미래에 우주를 떠도는 무리들이 악에 맞서는 이야기다. 무리를 짓는 방식은 어벤저스 스타일이지만 면면은 다르다. 어벤저스의 초영웅들과 달리 좀도둑, 암살자, 지명수배범 등 우주의 하류 인생들이 뭉쳤다. 더불어 저마다 개성이 강한 주특기를 살려 하나의 축구팀처럼 팀 플레이를 펼친다. 이 과정에 서로 티격태격하며 호흡을 맞추는 과정이 깨알같은 재미를..

쏘우 (블루레이)

제임스 완 감독의 '쏘우'(Saw, 2004년)는 공포물이라기 보다 스릴러에 가깝다. 괴물이나 귀신이 나와서 설치거나 잔혹한 살인마가 등장해 앞뒤 가리지 않고 피범벅을 만드는 공포물이 아니라 '양들의 침묵'처럼 벌어지는 상황을 추적하며 범인을 쫓는 게임 같은 영화다. 물론 그 상황이 끔찍하지만 사람을 놀라게 만드는 공포보다는 가슴을 졸여야 하는 긴장된 순간이 더 많다. 내용은 어느날 이유도 모른채 납치된 두 남자가 욕실에 사슬로 묶여서 풀려나기 위해 정체불명의 범인이 준 문제를 해결하는 이야기다. 물론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목숨을 내놓아야 한다. 그때부터 두 사람은 피말리는 두뇌 싸움을 벌이게 된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함정과 문제들이 등장하고 범인의 뒤를 쫓는 형사와 함께 보는 사람들도 추리에 나서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