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2016/05 18

말할 수 없는 비밀(블루레이)

대만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Secret, 2007년)은 기대하지 않고 봤다가 우연히 건진 수작이다. 무엇보다 이 작품을 만든 주걸륜의 탁월한 재능에 연신 감탄하며 본 작품이다. 중화권 인기 가수인 주걸륜은 이 작품의 감독, 극본, 주연, 편집, 작곡, 주제가 등 혼자서 1인 다역을 했다. 거기에 극중 화려한 피아노 연주도 모두 그의 솜씨다. 이처럼 많은 역할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완성도 높은 이야기와 탄탄한 연출, 빼어난 장면 구성과 음악까지 어느 하나 흠잡을 데 없이 매끄럽게 해냈다. 한마디로 팔방미인이다. 이야기는 음악에 얽힌 두 청춘 남녀의 사랑을 판타지풍으로 묘사한 내용이다. 초반부를 보면 언뜻 일종의 기담을 연상할 수 있지만 막판 반전은 보는 이의 기대를 여지없이 깨뜨린다. 그만큼 이야기의..

툼 레이더2(블루레이)

마치 게임 속 라라 크로프트가 되살아난 듯 주인공과 완벽한 일체감을 보여준 안젤리나 졸리 덕분에 전편인 '툼 레이더'는 꽤 인기를 끌었다. 전편의 인기를 등에 업고 등장한 '툼 레이더2: 판도라의 상자'(Lara Croft Tomb Raider: The Cradle Of Life, 2003년)도 전편 못지 않은 큰 기대를 받았다. 여전히 안젤리나 졸리가 여전사 라라 역을 맡았고, 훗날 '300'으로 유명한 제라드 버틀러도 등장한다. 특히 '스피드' 시리즈와 '트위스터' 등 볼거리 풍부한 영화들을 만든 얀 드봉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기대를 모았다. 내용은 라라가 고대 제국을 무너뜨린 판도라의 상자를 찾기 위해 악당들과 대결을 벌이는 이야기다. 여기 맞춰 얀 드봉 감독은 액션물에 강한 감독답게 다양한 볼거리..

툼 레이더 (블루레이)

1990년대 그래픽 엔진 기술을 갖고 있던 에이도스는 3차원 그래픽 처리기술로 유명했다. 이 업체는 자신들의 기술력을 알리기 위해 3차원 그래픽의 컴퓨터 게임 개발을 구상했했다. 이를 위해 코어디자인이라는 게임개발사까지 인수했다. 코어디자인은 007 같은 남자 주인공이 종횡무진 누비며 보물을 발굴하는 내용의 시안을 내놓았다. 이를 본 에이도스는 "너무 인디애나 존스 같아서 당장 문제가 될 것"이라며 강하게 반대했다. 그래서 남자 주인공을 여자 주인공으로 바꿔서 다시 만들었는데, 바로 그 게임이 1996년 출시돼 전세계적으로 성공한 '툼 레이더'다. 처음에는 주인공 이름이 로라 크루즈였다. 그러나 미국인들이 로라라는 이름을 자꾸 라라로 발음해 다시 이름과 성을 모두 바꿨다. 그렇게 해서 여성판 인디애나 존..

유령신부 (블루레이)

팀 버튼 감독이 만든 '유령신부'(Corpse Bride, 2005년)를 처음 본 것은 유럽행 비행기 안에서였다. 작은 LCD 모니터와 헤드폰으로 본 영화였지만 내용이 재밌고 음악이 좋아서 후에 DVD와 블루레이로 구입했다. 이 작품은 팀 버튼이 만든 '크리스마스의 악몽'처럼 인형을 이용해 촬영한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이다. 인형을 조금씩 움직여 한 장면씩 촬영한 작품치고는 움직임이 부드럽다. 특히 눈썹과 입 등 표정연기가 훌륭하다. 내용은 소심한 청년이 결혼식을 앞두고 숲 속을 헤메다가 죽은 자들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으면서 유령 아가씨와 결혼을 하게 되는 이야기다. 이 과정에서 유령 아가씨의 억울한 사연을 알게 되고 뜻하지 않은 복수극이 펼쳐진다. 마치 서양 동화에 전설의 고향이 합쳐진 듯한 이야기는 나름..

곡성

산자락에 자리잡은 어느 조용한 시골 마을에 잇따라 의문의 연쇄살인 사건이 벌어진다. 살인이 벌어진 장소들은 바닥, 벽, 천장 할 것 없이 온통 피가 튀어 피칠갑이고, 난자당한 시체들 속에 온 몸이 부스럼으로 덮힌 용의자가 눈을 까뒤집은 채 넋이 나가 있다. 이쯤되면 시작부터 섬뜩한 기운이 보는 이를 휘감아 으스스한 기분에 빠지게 만든다. 이때부터 나홍진 감독과 관객들의 복잡한 두뇌 게임이 시작된다. 나홍진 감독의 '곡성'(2016년)은 스릴러와 한국판 오컬트 영화라는 외피를 두른 복잡한 심리 영화다. 중심 축은 연쇄 살인범을 쫓는 경찰들과 용의자간에 숨바꼭질하듯 벌어지는 추격전이다. 하지만 데뷔작인 '추격자'나 전작인 '황해'처럼 숨막히는 액션이 가미된 추격전은 아니다. 물론 산 속을 누비는 추격장면에서..

영화 2016.05.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