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2016/05 18

시간을 달리는 소녀(블루레이)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삶을 얼마나 바꿀 수 있을까. 마음 같아서는 세상을 모두 바꿀 수 있을 것 같지만 과연 얼마나 가능할 지 의문이다. 아마 절대 능력을 지녀도 바꿀 수 없는 일이 분명 있을 것이다. '시간을 달리는 소녀'처럼... 호소다 마모루 감독의 '시간을 달리는 소녀'(The Girl Who Leapt Through Time, 2006년)는 정적인 영상이 돋보이는 애니메이션이다. 정작 움직이는 그림보다 시간이 멈춘 듯 마치 정물처럼 묘사된 그림들은 마치 한 폭의 풍경화나 정물화를 보는 것 같다. 내용은 시간을 과거로 되돌릴 수 있는 신비한 힘을 얻은 소녀가 시간을 되돌리는 바람에 꼬리를 물고 발생하는 사건에 휘말리는 내용이다. 일본 특유의 수채화에 가까운 섬세한 그림과 아기자기한 내용이 돋보..

엑스맨 (블루레이)

스탠 리가 이야기를 만들고 잭 커비가 그림을 그린 만화 시리즈 '엑스맨'은 나와 다른 존재들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만든 작품이다. 작품 속 돌연변이라는 가상의 존재들은 다른 피부, 인종, 국적을 지난 사람들을 대신한다. 비단 이런 조건 뿐 아니라 성소수자, 장애인, 소외계층 등 사회적 약자일 수도 있다. 과연 이들이 우리 사회 속에서 얼마나 동등한 대접을 받으며 살아가는 지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물론 이런 작품이 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흑인 민권운동과 히피즘이 한창이던 1960년대 미국의 사회적 분위기와 다인종 다민족 국가의 연합이라는 미국의 특수성이 배경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과연 원작 만화가 던진 질문과 날카로운 비판적 시선이 1960년대 과거의 유물이라고 말하기는 힘들다. 여전히 21세기에..

멀홀랜드 드라이브(블루레이)

데이빗 린치 감독은 기괴한 이야기를 이용해 몽환적이고 충격적인 영상을 만드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의 작품들인 '이레이저 헤드' '블루 벨렛' '광란의 사랑'과 '트윈 픽스' 등을 보면 세상에서 보기 힘든 충격적인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트윈픽스' 분위기가 강한 '멀홀랜드 드라이브'(Mulholland Dr., 2001)도 마찬가지다. 이 영화는 현실과 환상 혹은 꿈, 현재와 과거 시점이 마구 뒤섞여 있다. 그렇다 보니 이해하기 힘들고 복잡할 수 있는데, 린치 감독은 한 술 더 떠서 해답을 보는 이들에게 맡겼다. 즉, 감독이 정답을 규정하기 보다 각자의 생각대로 해석하는 열린 결말을 지향했다. 그런 점이 오히려 불친절하다고 느낄 수 있지만 동양화의 특기인 여백의 미처럼 보는 사람들이 생각할 여지를 주기도 ..